[국감] 제주 소방관 67.1% ‘건강이상자’ 진단…1인당 건강검진 예산 최하위 '불명예'

제주도에서 근무하는 소방관 10명 중 6~7명은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소방관에게 지원되는 건강진단 예산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시갑, 더불어민주당)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소방관 특수건강진단 결과, 67.1%가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 소방관들의 건강이상자 비율(62.5%)보다도 4.6%p 높은 수치다.

일반 노동자들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일반 노동자의 건강이상자 비율은 22.4%인 점은 감안하면 제주 소방권 중 건강이상자가 3배나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제주 소방관의 건강이상자 비율이 높지만, 이들에게 지원되는 특수건강진단 예산은 매년 줄고 있다.

2016년 제주 소방관 1인당 특수건강진단 예산은 18만5093원으로, 전국평균(21만2770원)보다 2만7677원이 낮았다.

문제는 타 지역의 경우 특수건강진단 예산이 그래도 동결 또는 늘어나는 추세지만, 제주도는 오히려 줄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 18만5093원이던 특수건강진단 예산은 2017년 16만6567원, 2018년 16만1920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강원도 15만원에 이어 가장 낮은 것이다. 2016년과 비교해 예산이 줄어든 곳은 17개 시․도 중 제주가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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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병훈 국회의원. ⓒ제주의소리
이에 대해 소병훈 의원은 “질병의 잠복기를 고려해 퇴직소방관에 대한 지원까지 논의되고 있지만, 정작 현직 소방관에 대한 예산까지 줄고 있다면 제주도가 소방관들의 건강에 얼마나 무관심한 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직 전환 등 소방관 처우개선을 주문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지자체가 소방에 투자는 하지 않고, 지휘․감독 권한만 누리려는 행태는 반드시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 의원의 ‘특수건강검진’ 예산 증액 요구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정확한 내용을 파악한 뒤 책임 있는 답변을 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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