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경찰-국과수-노동청-기계제작사 등 전방위 조사...현장 참관 유가족 '격분'

제주도개발공사 삼다수 공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한 전방위 조사가 실시됐다.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노동청을 비롯해 해당 기계를 제작한 일본 업체 관계자까지 현장을 찾아 안전 문제와 기계의 오작동 여부를 집중 점검했다.
▲ 23일 오후 제주도개발공사 삼다수 생산공장에서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주의소리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는 23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소재 제주도개발공사 삼다수 생산공장에 감독관을 투입해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법 위반 여부 등을 점검했다. 사고 발생 직후인 지난 21일 이뤄진 현장조사에 이은 두번째 조사다.

곧이어 경찰과 국과수는 오후 5시30분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합동조사를 벌였다. 

▲ 23일 오후 제주도개발공사 삼다수 생산공장에서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주의소리
▲ 23일 오후 제주도개발공사 삼다수 생산공장에서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주의소리
현장조사에선 기계의 오작동 여부, 안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 등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다. 현장에 들어선 10여명의 감식반은 곧장 사고가 발생한 제병기 6호기로 향했고, 기계 부품과 벨트 등을 점검했다. 안전 수칙 매뉴얼 준수 여부 등도 들여다봤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삼다수 공장 내 페트(PET)병을 생산하는 제병기 6호기에서 발생했다. 작업 도중 기계가 멈춰서자 6호기 조장인 김모(36)씨가 센서 오류로 판단해 설비 안으로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기계가 작동되면서 김씨의 목이 설비에 끼며 숨졌다.

공장 내부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서 근무자 진술과 현장 조사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추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제병기 라인 근로자 7명이 경찰 조사에서 기계 작동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고, 사고 당시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도 전무해 기계 결함은 고인의 과실 여부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대목이다.

▲ 23일 오후 제주도개발공사 삼다수 생산공장에서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주의소리
▲ 23일 현장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제주도개발공사 삼다수 생산 공장을 찾은 일본 A업체 관계자들이 유족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주의소리
경찰도 이를 감안해 제병기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알람 이력을 확보하고, 장비 상에 나타난 센서의 부작용 등을 타 기계와 비교했다.

점검 기록은 국과수로 돌아가 정밀 감식이 이뤄지게 된다. 감식 결과는 통상적으로 2~3주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여 내달 중순쯤에나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7시30분에는 해당 기계의 제작사인 일본의 A업체 관계자들이 점검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고인의 유가족이 참관했다.

▲ 23일 현장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제주도개발공사 삼다수 생산 공장을 찾은 일본 A업체 관계자들이 유족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주의소리
▲ 23일 오후 제주도개발공사 삼다수 생산공장을 찾아 항의하고 있는 유가족들. ⓒ제주의소리
▲ 23일 오후 제주도개발공사 삼다수 생산공장을 찾아 항의하고 있는 유가족들. ⓒ제주의소리
유족들은 최초 공장을 방문했을 시 공사가 특정 사안에 있어 "말 바꾸기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지만, 이내 감정을 추스르고 차분히 현장 조사 결과를 지켜봤다.

유족들은 "이 설비가 정상적으로 가동이 돼 사고가 난 것인지, 어떤 과실 때문이었는지 정확히 알고 싶어서 자리하게 됐다. 우리는 무엇보다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A업체 관계자들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기계가 어떤 상태였는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숨진 김씨의 영결식은 24일 오전 7시 서귀포의료원 분향소에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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