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질문] 강충룡 의원, 지역구 마을회관 보수 자부담 폐지 주문...원희룡 "안된다"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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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지사-강충룡 의원.
혈세 낭비를 감시해야 할 제주도의원이 도정질문에서 청년회나 부녀회에 대한 여행 경비 지원을 요구해 구설에 올랐다. 

해당 의원은 특히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마을회관 보수 비용을 자부담없이 지원해 달라고도 했다.

황당(?)한 질문에 답변자인 원희룡 지사는 그런 것을 지원하면 다른 예산은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제주도의회 강충룡 의원(바른미래당, 효돈.영천.송산동)은 7일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 막바지에 갑작스럽게 보조금 얘기를 꺼내들었다.

강 의원은 "보조금 심의위원들은 혹시 지역사회에서 봉사하시는 분들이 있느냐"며 "제가 보기에 봉사하는 분들은 없다"고 뜬금없이 보조금 심의위원을 겨냥했다.

이어 강 의원은 "각 지역 청년회나 부녀회는 10년이나 20년 동안 돈 한푼도 받지 않고 계속 봉사하는 분들이다. 그 분들이 여행을 하더라도 보조금 10만원씩 준다고 (제주도 재정에) 지장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강 의원은 "청년회, 부녀회가 마을을 지키는 분들인데 지역에 봉사하는 분들이 신청한 보조금은 심의에서 다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세금을 내시는 도민들에게 물어보면 전혀 다른 의견을 가지시는 분들도 많다"고 우회적으로 보조금 지원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강 의원은 "전부는 아니더라도 선별적으로 (예산지원을) 하기도 해야 한다"며 "한번 생각해 보고 (보조금을) 지원하셔야 한다"고 원 지사를 압박했다.

원 지사는 "저는 아이들과 대학생들을 해외로 더 많이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을 먼저 보내자"고 역 제안했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나았다.

강 의원은 이번엔 지역구 마을회관과 경로당 보수 비용을 자부담없이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의원은 "경로당의 경우 보수할 경우 자부담이 10%이고, 마을회관 보수는 자부담이 30%"라며 "토평 마을회관은 천장이 내려앉아서 비가 샜는데, 잘 사는 분들이 계셔서 자부담 30%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강 의원은 "하지만 인구가 100명 이하인 소규모 마을의 경우 자부담을 낼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법호촌의 경우가 그렇다. 개보수 비용 3000만원 이하는 자부담없이 제주도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원 지사는 "자부담 돈이 아깝지 않은 사람은 없다. 돈이 있어도 자부담을 턱턱 낼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자기 돈은 아깝고, 예산이나 공금은 그냥 가져다 쓰면 되느냐"고 되물었다.

원 지사는 "자부담없이 예산을 갖다 쓰겠다는 압력이 제주사회에 어마어마하게 꽉차 있다"며 "공금을 제대로 공정하고 건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장치가 자부담"이라고 일갈했다. 

강 의원은 "토평 인구수는 5417명이고, 법호촌은 100명이다. 똑같이 3000만원씩 자부담이라면 인구당 부담치가 너무 크다"며 "소규모 마을이라도 자부담을 없애 주시라"고 거듭 요청했다.

이에 원 지사는 "만약 그렇게 지원하게 되면 쇠소깍 예산 지원은 없다"며 "한정된 재원 갖고 알뜰하게 써야 한다"고 사실상 요구를 거절했다.

토평이나 법호촌은 강 의원의 지역구 중 한 곳인 영천동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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