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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64회 제주도의회 제1차 정례회 교육행정질문에서 답변을 하고 있는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제주의소리
"지역 사정 고려해 통학로 정비해야"...이석문 "학교공간 지키는 것이 우선가치"

6일 열린 제364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1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을 상대로 한 교육행정질문에서 제주지역 교통난 해소를 위해 시행되고 있는 일방통행 확대 사업과 관련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학생들의 통학로 확보를 위한 차원에서라도 학교 부지의 일부를 도로로 편입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점차 줄어가는 아이들의 공간을 지켜야 한다는 교육감의 입장이 맞붙었다.

더불어민주당 홍명환 의원(제주시 이도2동 갑)은 일문일답 형식의 질의를 통해 "각 지역 사정에 맞춰 통학로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교육시설이나 도로 등이 도시계획을 통해 진행됐어야 했는데, 과거에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우도나 애월읍, 오라동, 이도2동 등 각각의 상황이 다 다르다. 이걸 교육감이 지닌 단 하나의 기준으로 '1cm도 양보하지 마라' 해버리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 의원이 언급한 우도, 애월읍, 오라동, 이도2동의 경우 제주시가 추진중인 교통‧주차환경 개선사업에서 일방통행로로 전환되는 지역들이다. 

이와 관련 홍 의원은 "학생들의 통학로를 만드는 것이기도 하지 않나. 각 지역에서 실정에 맞게 시가 양보할 곳은 양보하고, 그게 안되면 학교 밖 울타리나 돌덩이 같은 것을 치울 수 있으면 가능성을 찾아야 하지 않나"라며 "각 지역에 협의체를 두고 그 협의체의 결정에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나 이 교육감은 "지역사회의 모든 것에 우선해서 학교를 지켜줘야 한다"며 "우리 세대는 우리의 필요에 따라 학교를 내놓으라고 하는데, 일차적으로 학교를 지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여러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렇게 방향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고 맞섰다.

지역 협의체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도 이 교육감은 "(해당 시스템은) 결국 지역에서 발언한 사람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난색을 표했다.

이 교육감은 "저라고 결정이 쉽겠나. 수 많은 의원들이 불러서 1~2년도 아니고 선거를 거치면서까지 요구했다"며 "그러나 제주사회가 제주교육을 위해 가졌던 전통과 가치가 있다. 교육감으로서 이 가치를 지키려는 의무가 있다"고 학교부지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곧이어 질문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송창권 의원(제주시 외도·이호·도두동)은 "혹시 주위에서 욕을 먹을까봐 조심하고 있지만, 저는 (학교 부지를 지키는 것을)찬성한다. 교육감이 학교 부지를 확보할 수 있다면 다 사겠다고 하는 것을 보면 땅을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이 교육감은 "생각해보면 우리가 어렸을 때 뛰어놀던 골목 골목이 다 주차장으로 바뀌었고, 유일하게 남아있는게 학교"라며 "제 역할은 학교를 지키고 한 평이라도 늘릴 수 있으면 그런 공간을 확보해주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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