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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도정질문을 하고 있는 정민구 의원(오른쪽). ⓒ제주의소리
[도정질문] ‘뜨거운감자’ 행정체제 개편 필요성은 공감, 추진방식 놓고는 이견

도민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행정체제 개편 문제가 민선 7기 첫 도정질문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지만, 10년째 이어지는 백가쟁명식 논의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도정질문 이틀째인 5일 정민구 의원(삼도1․2동, 더불어민주당)은 원희룡 지사를 상태로 행정체제 개편 필요성을 역설하는 한편 논의 종결 의지를 확인하는데 상당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정 의원은 2005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에 앞서 실시됐던 계층구조 개편(점진안 vs 혁신안) 주민투표 때 점진안 측 대표로 활동했다. 우근민 도정에서는 ‘행정시장 직선제’를 권고한 행정체제개편위원회 1기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먼저 “원 지사는 국회의원 선거 3번, 도지사 선거에 2번 출마해 전부 당선됐다. 선거 불패신화를 이어가고 있는데 대해 존경스럽기까지 한다”고 운을 뗀 뒤 “그런데 도지사 선거 때 특별법에 명시되 ‘행정시장 예고제’(러닝메이트)를 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원희룡 지사는 “선거는 이겨야하기 때문에, 선거를 도와주시는 분들의 의견이 ‘나중에 누가 시장이 될 지 몰라야 다 도와준다’고 해서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너무 솔직한 답변인 것 같다”고 말을 받은 정 의원은 “행정체제 개편은 거기에서부터 출발했다고 본다. 도민들이 시장을 직접 뽑고 싶은 것”이라며 도지사의 견해를 묻자, 원 지사는 “직선제 요구는 분명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우근민 지사는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1번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됐다”며 “이제는 현행 체제든, 시장직선제든, 기초자치단체 부활이든, 읍면동장 직선제든 이제는 행정체제 개편 논의에 매듭을 지어야 할 때라고 보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원 지사는 “도민사회의 피로감도 있기 때문에 논의에 매듭을 지어야 하지만, 방금 의원께서 (국제자유도시 비전과 관련해)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나”면서 “도민들이 합의할 수 있는 안이 나와야 한다. 일치된다면 하루라도 끌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이 논의 종결 의지만이라도 확인하려 했지만 원 지사의 입에서 ‘확답’은 나오지 않았다.

정 의원은 “제가 1기 행개위 위원으로 활동헸디. 이미 도민들이 뭘 원하는지 내용은 압축되어 있다”며 “이번 기회에 매듭을 지으려면 집행부에서 최대한 빨리 안을 만들어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행개위에 책임감을 부여해주고 권한을 더 주면 빠른 시일 내에 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가 “당연히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하자, 정 의원은 “올해 안으로 안이 나올 것이라는 훌륭한 예감이 든다”며 거듭 소관 부서․행개위에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했고, 원 지사는 “예감이 맞기를 바라지만 내용을 공유하지 못하기 때문에…”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 같은 원 지사의 발언에 정 의원이 “내심 추진하고 싶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라고 하자, 원 지사는 “그렇다면 저의 속내를 잘못 읽은 것 같다. 저희는 이 문제가 워낙 중요하고,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제주도가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고 본다. 마지못해 끌려가는 식으로는 결코 좋은 결과를 나올 수 없다고 본다”며 “행정체제 개편 논의에 충분히 힘이 실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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