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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열린 오페레타 <이중섭> 제작발표회. 제작진과 출연진이 함께 한 기념사진.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이중섭> 제작발표회...연출가 김숙영 “동료 예술가와의 실제 대화, 대본에 넣어”

올해로 3회 째인 서귀포시 창작 오페레타 <이중섭-비바람을 이긴 기록>이 본 공연을 앞두고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새로 연출을 맡은 김숙영 씨는 “이중섭이 살았던 그 시대와 예술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지난 2년 간 선보였던 <이중섭>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추가됐다”면서 기대감을 밝혔다.

서귀포시는 8월 29일 오후 2시 김정문화회관에서 <이중섭>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이날은 9월 6일부터 8일까지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진행될 <이중섭>을 사전에 소개하는 자리다. 

<이중섭>은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 이중섭(1916~1956)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서귀포시가 만든 오페레타 공연이다. 지난 2016년 초연해 올해까지 매년 무대를 이어오면서 서귀포시의 대표 문화 예술 공연으로 자리매김 했다. 

3년째인 올해는 그 변화의 폭이 더욱 컸다. 변화의 중심에는 김숙영 씨가 있다. 그는 150년 역사의 싱가포르 빅토리아 극장 리모델링 개관 기념 오페라 <박쥐> 연출을 한국인 최초로 맡아 화제가 된 젊은 연출가다.  <이중섭>에서는 연출뿐만 아니라 각색까지 추가로 맡았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김 씨는 “공연이 아내 마사코와 이중섭의 사랑으로 시작하는 건 이전과 동일하지만, 구상·김광림 등 생전 이중섭과 함께 했던 친구들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후반부를 풀어간다. 개인적으로 마사코-이중섭 두 사람의 감정도 좋지만, 그 시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중섭의 예술·그림 세계보다 살아간 시대가 너무 아프고 드라마틱하다. <이중섭>은 시대를 이겨내지 못한 가슴 아픈 예술가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중섭> 연출을 수락하면서 책임감 있게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작품을 더욱 진지하고 깊이 있게 가려고 했다”고 연출 방향을 피력했다.

또 “이중섭과 서귀포는 무슨 관계일지 생각했다. 그 분이 서귀포에서 머무른 10개월이란 삶 속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랑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마사코부터 주변 동료까지 이중섭을 '우리가 지켜내야 할 예술 덩어리'로 생각하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하며 “같은 예술가 입장에서 이중섭의 삶을 곱씹으면서 가슴 아프고 때로는 울컥했다. 이중섭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었기에 각색도 자진해서 맡았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서귀포합창단원들을 비롯한 출연진들이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함께 진지하게 작품을 대해줬다. 이전 <이중섭>을 기억하는 관객들도 이번 작품은 많은 부분 다르게 느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작발표회를 통해 미루어 짐작하는 <이중섭>의 변화는 대사, 노래까지 제법 큰 규모다. 

구상을 포함해 이중섭 친구 역할을 맡은 조연들이 5명 이상 새로 배역을 맡았고, 이들의 나누는 대사 가운데 30% 이상은 기록에 남겨진 실제 대화로 채웠다. 제작발표회에서는 해당 부분의 노래 일부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중섭의 성공을 기원하는 힘찬 남성 중창의 노래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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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열린 오페레타 <이중섭> 제작발표회. ⓒ제주의소리

지난해에 이어 마사코 어머니로 다시 무대에 오르는 소프라노 제화미 씨는 “딸과 이별하는 아쉬운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올해가 더욱 풍부하게 살린다. 작곡도 앞쪽 부분이 많이 바뀌었다”면서 "나름 긴장감 있게 작업에 임했다"는 평을 남겼다.

마찬가지로 연속 출연하는 바리톤 김승철 씨는 “창작오페라 수십 편에 출연했지만 <이중섭>은 다른 어느 작품보다 내가 바라고 원하는 작품에 가깝다. 실제 출연자로서 <이중섭>에 많은 가능성을 느낀다. 행정이나 지역 합창단이 창작 공연에 이렇게 전적으로 협조하고 서로 양보하면서 뭉친 경우는 찾기 힘들다”고 관객들의 관람을 당부했다.

<이중섭>은 계속해서 서귀포관악단이 연주를 담당하는데, 올해는 현악 파트를 일부분 추가하는 변화를 시도했다. 이에 대해 이동호 서귀포관악단 지휘자는 “작년까지 (관악 연주로 인해) 노래 가사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은 약점이 지적돼 왔다. 그래서 일부분을 노래하듯이 말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현악 파트도 보충했다”면서 “공연 당일까지 이 문제에 대해 제작진과 상담하며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페레타 <이중섭>은 9월 6일과 7일 오후 7시 30분, 8일 오후 3시와 7시 30분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관람료는 S석 2만원, A석 1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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