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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6일 제주 탑밴드에서 축하 공연 중인 지적·자폐성장애인 시설 ‘아가의 집’ 소속 밴드 ‘The s.o.m(The sea of music)’. ⓒ제주의소리

[2018 제주 탑밴드] 관객과 하나된 지적장애 ‘아가의 집’ 밴드, 격려 아끼지 않은 메써드

8월 26일 제주 학생문화원에서 열린 <문화 복지 향상을 위한 제7회 청소년 밴드경연대회 2018 TOPBAND JEJU>(이하 제주 탑밴드)에는 어느 때보다 특별한 초대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아가의 집’ 소속 밴드 ‘The s.o.m(The sea of music)’이다.

제주시 조천읍에 자리한 아가의 집은 지적·자폐성장애인들이 생활하는 복지시설이다. 그곳에서 장애인들이 기초생활훈련, 사회생활적응력 향상, 잠재능력과 가능성 개발 등을 통해 일상생활에 잘 적응하며 자립하도록 돕는다.

The s.o.m은 비교적 젊은 아가의 집 장애인들로 구성돼 있다. 보컬부터 일렉 기타, 키보드, 베이스까지 밴드의 기본 구성을 갖췄고 매주 월요일마다 밴드, 난타를 연습한다.

The s.o.m은 이날 <제주탑밴드>에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에 맞춰 난타를 선보였고, YB의 <나는 나비>를 직접 연주하며 불렀다. 메인 보컬 김대권(27) 씨는 <나는 나비> 도입부를 반주 없이 힘차게 부르면서 고음도 너끈하게 소화해, 비장애인 청소년 밴드들이 상당수인 객석을 깜짝 놀라게 했다. 

투박하지만 어느 밴드 보다 열의를 다한 The s.o.m의 공연에 관객들은 빠짐없이 박수를 보냈다. 밴드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를 공유하면서 장애와 비장애가 잠시나마 사라진 뜻깊은 경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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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s.o.m의 난타 공연.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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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을 악기로 사용하는 모습.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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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s.o.m의 공연에 열렬히 화답하는 관객들. ⓒ제주의소리

무대에서 내려온 뒤 <제주의소리>와 만난 The s.o.m의 메인 보컬 김대권 씨는 “역시 본 무대는 리허설보다 훨씬 떨린다. 그래도 공연을 하다보니 긴장감이 사라졌다. 관객들도 응원을 잘해줘서 무사히 마쳤다”고 기쁜 속내를 내비쳤다.

김 씨는 “준비가 부족하지만 관객들이 응원해주고 관심을 가져준다면 더 많은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팀원 오민서 씨 역시 “사람들 많은 곳에서 청소년 친구들과 함께 무대를 즐긴다는 게 정말 기쁘고 좋았다. 청소년 친구들에게 음악을 들려줄 탑밴드라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행복하다”고 소감을 남겼다.

아가의 집을 운영하는 방원팔(64) 원장은 “The s.o.m은 여러차례 장애인 행사에 초청 받을 정도로 실력파”라며 “비장애인 무대에 서니 원생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될까 내심 걱정했는데, 평소보다 더욱 신나게 임하는 것 같아 좋았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방 원장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비장애인 청소년, 청년들이 장애를 이해하는 의미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호응해 준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면서 “The s.o.m이 다른 무대에서도 설 수 있게 계속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다른 초대 손님인 헤비메탈 밴드 메써드(Method)는 ‘밴드’의 끈을 놓지 않는 후배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아끼지 않았다.

메써드 리더 우종선 씨는 “밴드(Band)들이 점점 설 자리가 없어지는 지금 같은 시대에 제주에서 다양한 음악을 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여러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오히려 탑밴드 공연을 보면서 내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면서 제주의 ‘밴드 루키’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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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써드(Method)의 축하 공연.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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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써드(Method)의 축하 공연.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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