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jpg
▲ 일선학교 급식실을 방문한 이석문 교육감.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도의회 예결위, 교육청 추경 심사…“교육감 공약이면 결자해지 차원 직접 나서야”

이석문 교육감의 선거공약인 ‘고교 무상급식’과 관련해 제주도와의 협의가 안돼 제1회 추경예산안에 ‘반쪽 예산’만 반영된 데 대해 이 교육감이 공직자들만 앞세워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민구 의원(삼도1․2동,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제주도교육청이 편성한 2018년도 제1회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고교 무상급식’ 문제를 도마에 올렸다.

고교 무상급식은 지난 6.13지방선거 때 이석문 교육감의 핵심공약이다. 이 교육감은 2학기부터 고교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고 공약했다.

2학기 고교 무상급식에 필요한 예산은 68억원. 하지만 이번 추경에는 54%에 해당하는 37억원만 편성됐고, 나머지 31억원은 제주도청과 협의해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정민구 의원은 “이석문 교육감은 고교 무상교육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학부모들은 당연히 2학기부터 무상급식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교육청 공직자들에게 실망하는 부분이 있다. 관련 예산 확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고수형 제주도교육청 행정국장이 “제주도청에 4차례 협의를 요청했지만, 무상급식과 관련해서는 아예 협의대상에서 제외했다.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솔직히 도청 공직자들은 예산 1억원을 확보하기 위해 발이 닳도록 뛰어다닌다. 죄송한 얘기지만 교육청 공직자들에게서 그런 모습은 볼 수 없다”며 “공약을 실천하지 못할 상황이 됐는데, 그렇다면 교육감이 ‘거짓 공약’을 한 것이냐, 교육청 공직자들이 일을 하지 않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2.jpg
▲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민구 의원. ⓒ제주의소리
정 의원은 이어 “도청 특별자치행정국 소관 상임위원회가 행정자치위원회다. 행자위원들을 대상으로는 어떤 노력을 했나”라며 “도와 교육청 사이에 협의가 잘 안되면 의회가 중재노력도 할 수 있다. 왜 적극 행정을 하지 않느냐”고 비판을 이어갔다.

특히 정 의원은 이석문 교육감을 겨냥해 “교육청에서는 선거가 끝난 후 도청과 4번 만났다고 하는데, 전부 공직자들의 도청 방문뿐”이라며 “이석문 교육감과 원희룡 도지사 사이가 안좋나. 표를 받고 당선된 분이 공직자에게 맡겨버리고 뒷짐만 지고 있다”고 쓴소리를 건넸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이석문 교육감이 노력해서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면서 “예결위에서 예산을 만들 수는 있을지 몰라도 올해부터 (도청과의 협의를 통해) 안정적 기반을 만들어야 내년부터 편해진다. 돌아가서 교육감에게 직언을 하라”고 주문했다.

정 의원은 이석문 교육감이 4년전 처음 당선된 후 구성된 인수위원회(제주희망교육준비위원회) 제주희망교육소통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조훈배 의원(안덕면, 더불어민주당)도 “교육청에서 답변하는 것을 보면 솔직히 ‘죽는 소리를 하다보면 주겠지’하고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 같다”며 “교육감 공약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있도록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상필 의원(중문․대천․예래동, 더불어민주당)도 “선거 기간 중 언론과 ‘교육청 예산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취지로 인터뷰를 했다. 맞느냐”고 물은 뒤 고수형 국장이 “맞다”고 답변하자, “그렇다면 올해 하반기에는 도교육청 예산으로 추진하되 내년부터는 도청과 협의를 통해 완벽하게 시행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안창남 의원(삼양․봉개동, 무소속) 역시 “법정진출금 비율을 3.5%에서 5%로 상향했으면, 그 범위 내에서 고교무상급식 재원을 우선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추경에 2개월분만 반영한 것은 책임을 도청에 전가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고수형 국장은 “학부모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도민의 대의기관에서 물꼬를 틀 수 있지 않느냐는 기대를 갖고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예결위는 이날 도교육청의 성의없는 협의 행보를 비판하며 교육위를 통과해 올라온 교육청 1회 추경안 계수조정을 하지 않고 산회했다. 오는 8월1일 제주도 추경안 계수조정과 함께 처리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