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도시위, 2019년 1월1일부터 도 전역-전 차량 시행 '차고지증명' 전부 개정안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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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회 박원철(왼쪽) 환경도시위원장과 안창남 의원.
제주도의회가 2019년 1월1일부터 제주 전역에서 '차고지증명' 전면 시행을 목표로 하는 조례 개정안에 제동을 걸었다.

차고지증명제 도입 제동은 이번이 3번째. 당국의 준비 부족과 도민 불편을 이유로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는 동안 제주지역 자동차는 매년 2만대 이상 늘어나며 교통난 가중으로 이어졌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는 26일 '제주도 차고지증명 및 관리 조례' 전부개정안에 대해 심사를 벌였다.

조례 개정안은 차고지증명제를 제주 전역에 전면 실시하는 시기를 당초 2022년 1월1일에서 2019년 1월1일로 3년 앞당기는 것이 골자다.

또한 차고지증명 대상 차량도 경차는 물론 전기자동차 등 무공해자동차까지 확대했다.

다만 관련법상 차고지를 이미 확보하도록 한 2.5톤 이상 화물자동차와 저소득층이 소유한 1톤이하 화물차는 적용대상에서 제외했다.

차고지 확보기준은 일부 완화했다. 기존에는 차량 사용본거지로부터 직선거리 500m 이내에 차고지를 확보하도록 했지만 이를 1000m 이내로 넓혔다.

차고지증명제를 조기에 도 전역으로 확대하려는 것은 자동차 총량을 줄이겠다는 의미다.

제주도 차고지증명 및 관리 조례는 12년전인 2006년 4월에 제정됐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대형차는 2007년 2월1일(제주시 동지역), 중형차는 2009년 1월1일(〃), 소형차는 2010년 1월1일(도 전역)부터 시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형차는 예정대로 시행된 반면 중형차는 2012년 1월1일, 2017년 1월1일로 두 차례 연기됐다. 소형차 적용시점도 2015년 1월1일, 2022년 1월1일로 미뤄졌다.

제주도의회가  2차례 제동을 건 이유는 준비부족. 

차고지증명제 도입이 늦춰지면서 자동차는 해마다 2만대 증가해 현재 제주도에 등록된 자동차는 50만대를 넘어섰다.

2016년 4월 도정질문에서 김명만 의원이 차량증가 속도가 인구증가보다 1.7배 높다며 교통난을 지적하자 원희룡 지사는 "차고지증명제를 3년 앞당겨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차고지증명제(중형차)가 시행된 2017년 제주시의 경우 신규 자동차 등록대수가 13% 감소하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번에도 환경도시위원회 박원철 위원장과 안창남 의원은 준비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안창남 의원은 이날 조례심사에서 준비부족과 실효성 문제를 꺼내들며 연기를 주장했다.

안 의원은 "차고지증명제와 관련해서 2019년 1월1일부터 전면 시행하는 데 문제가 생길 소지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너무 갑작스럽게 준비없이 시행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도정이 도민행복과 편의성 보다 도민을 불편하게 하고, 억압하고 있다"며 "급속하게 가는 것은 저항에 부딪칠 우려가 있다. 주차와 사회초년생, 전도 시행을 하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원철 위원장도 "차고지증명제는 유신시대 머리나 치마길이를 잣대로 규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2017년 중형차량 차고지증명제로 신규차량이 감소했다는 증거를 대라"고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차량증가 속도가 줄었다는 어거지를 붙이지 말라. 지역경제와 연관해서 차량증가가 둔화된 것이지 차고지증명제에 따른 것이라는 건 언어도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이상봉 의원의 경우는 입장이 달랐다.

이 의원은 "차고지증명제 시행을 적극 공감한다"며 "저소득층을 배려하되, 2017년 이전 등록차량도 다 해야 한다"고 모든 차량 적용을 주문했다. 

이 의원은 "거주자 우선 주차제도 도입해야 한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시기가 왔다"며 "내실있는 홍보와 보완 사항을 받아서 대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그럼에도 환경도시위원회는 결국 차고지증명제 도 전역 실시 조례 전부개정안을 부결시켰다.

오정훈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의회에서 주문한 사항을 정비하고, 보완해서 9월 제주도의회에 제출하도록 하겠다"며 "차고지증명제를 더 이상 늦출 수 없기 때문에 2019년 1월1일 시행을 목표로 더욱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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