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김경미 의원 “홀로 다른 단상서 발언, 지금 제주의 유니버셜디자인 현실” 울먹

제주도의회 김경미 의원(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이 민선 7기 조직개편안과 관련해 “유니버셜디자인 공약이 민선 6기에도 포함됐었지만, 실천사례는 전무하다”며 감시자를 자임하고 나섰다.

김경미 의원은 24일 오후 제36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발언을 통해 “유니버셜디자인 공약을 실행하기 위해 행정부지사 직속으로 도시디자인담당관실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안에 대해 일면 환영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먼저 장애인으로서 의회에 입성한 이후 20여일간 겪은 소회부터 밝혔다. 11대 의회에는 김 의원을 포함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3명이 입성했다.

▲ 24일 오후 제36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휠체어에 앉은 채 5분발언을 하고 있는 김경미 의원. ⓒ제주의소리

휠체어에 앉은 채 5분발언에 나선 김 의원은 “도의회가 장애인 의원들을 위해 본회의장에 경사로를 설치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럼에도 저는 지금 홀로 다른 단상에서 말씀을 드린다. 42명의 동료의원들과 구별되고, 소외되는 감정은 모든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비일비재하게 느끼는 것이기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김 의원은 울먹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제주도가 제출한 조직개편안과 관련해 “이번 조직개편안에 유니버셜디자인 공약을 실행하기 위한 도시디자인담당관실이 행정부지사 직속으로 신설되는 데 대해서는 일면 환영한다”면서도 “하지만 의지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우려도 된다”고 말했다.

▲ 24일 오후 제36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휠체어에 앉은 채 5분발언을 하고 있는 김경미 의원. ⓒ제주의소리
▲ 본회의가 끝난 뒤 5분발언을 마친 김경미 의원을 격려하고 있는 김태석 의장. ⓒ제주의소리
김 의원에 따르면 유니버셜디자인 공약은 민선 6기에도 포함됐었지만, 4년이 지난 지금 그 실천율을 미미하다.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1억7000만원을 들여 유니버셜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이 가이드라인이 실천된 사례는 전무하다.

김 의원은 “원희룡 지사가 다시 한번 유니버셜디자인 도시조성 및 장애인 보행환경 개선‘을 민선 7기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지난 4년을 반복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디자인담당관은 민선6기 유니버셜디자인 정책에 대한 혹독한 평가를 토대로 제주도에서 추진하는 모든 정책, 모든 건축, 모든 디자인과 설계에 촘촘하게 유니버셜디자인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한 한다. 조직신설로 끝날 께 아니라 4년 전의 과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한 철저한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지사에는 “도시디자인담당관이 모든 부서를 넘나들 수 있고, 모든 부서의 건축, 디자인, 설계 등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 배치와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했다.

김 의원은 끝으로 “이렇게 홀로 된 발언대에서 발언하는 현실이 지금의 유니버셜디자인의 현실”이라며 “장애가 장애가 되지 않는 철학을 담는 도정의 의지를 보려주길 바란다. 저 역시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민선 7기에는 ‘유니버셜디지안 제주’로 진정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스스로 유니버셜디자인 감시자를 자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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