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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용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인터뷰] 이경용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공부하는 문광위 만들 것”

61억4500만원.

제주도의회가 올해 제주도 ‘문화관광체육’ 예산을 정하면서 삭감하고 증액한 액수다. 물론 조 단위 제주도 전체 살림살이와 비교하면 적은 숫자다. 문화·예술 분야에 있어 제주도, 제주문화예술재단, 제주도문화예술진흥원 등 행정에 비하면 도의회는 관심도 낮은 편이다.

다만 그 예산에 따라 현장에서는 사업을 접느냐 마느냐, 전시·공연 규모를 어느 정도 키우느냐, 인력을 채용하는지 여부가 정해진다. 여기에 평소 행정을 견제하는 의정활동까지 고려할 때 도의회가 지역 예술계에 미치는 영향은 알고보면 결코 작지 않다. 문화·예술계와 시민들이 도의회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감시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11대 제주도의회에서 전반기 문화관광체육위원장으로 이경용 의원(무소속, 서홍·대륜동)이 선출됐다. 12일 <제주의소리>를 비롯해 도내 언론사들과 만난 이 위원장은 “문광위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예술에 대해서는 솔직히 배우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임위 의원들은 모두 초선이다. 그렇기에 나 포함 상임위 모두가 공부하는 자세로 임한다. 이미 의원들 전체가 모여 교육을 가졌다”고 학구파 의원에 걸맞는 열의를 보였다. 이 위원장은 법학박사로 현직 법무사다.

이 위원장은 “문화·예술 행정 쪽 비정규직 문제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예술 인프라 구축 역시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수립이 우선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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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진행된 이경용 위원장과의 인터뷰 모습.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

Q. 문화관광체육위원회(문광위) 위원장을 맡게 된 소감은?

A. 쉬워 보이는 듯하면서도 어려운 분야인 문광위 위원장을 맡게 되서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책임감이 더 앞선다. 무엇보다 도의회에 입성해서 문광위는 처음 하게 됐다. 솔직히 문화·예술 분야에 대해서는 부족함이 앞선다. 나부터 처음 배우는 자세로 공부하고 있다. 지난 초선(10대) 때도 모르는 건 찾아가면서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현재 문광위 의원들은 모두 초선이다 보니 전문성 분야에서 미진한 부분이 많다.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서 노력 중이다. 그래서 문광위 의원들에게 전체가 모여 공부하는 자리를 제안했고, 11일에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 의원 모두 열심히 하려는 의욕이 높다. 좀 미숙하지만 몇 개월 후에는 다 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Q. 문화가 속한 문광위는 다른 상임위 보다 고유한 특징, 전문성이 요구된다. 

A. 문광위는 다른 상임위와는 다르게 보편성과 특수성을 모두 지닌 곳이다. 도민 누구나 생활문화를 향유한다는 부분에서는 보편성을 말할 수 있으며, 과거의 역사적 정체성을 제도권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부분에서 그 특수성과 전문성으로 살펴볼 수 있겠다. 문광위의 보편성, 전문성, 특수성을 골고루 이해하기 위해 문화 분야의 의원연구모임을 활성화 시키고, 도내 문화·예술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문광위의 특수성을 반영해 나가겠다.

Q. 원희룡 민선 7기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전망과 의회 차원에서의 활동은?

A. 민선 6기 원희룡 지사는 역대 지사 처음으로 문화에 실질적인 관심을 뒀다고 평가한다. 민선 7기는 공약실천위원회를 통해 8월초면 공약이 최종 정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선거 기간에 나온 공약으로 봐서는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문재인 정부는 누구나 향유하는 문화, 즉 생활문화 환경조성과 문화·예술인들의 창작권을 보장하면서 복지사각 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를 강조한다. 민선 6기 중간에 내세운 문화·예술 정책을 참고하면 이례적으로 콘텐츠기업 육성센터, 공공창작 지원센터, 불교종합문화·예술센터 건립 등 문화기반시설 확충에 집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민선 7기는 연속성을 지니면서 생활문화를 지향해 가기 위한 섬세한 문화·예술정책이 요구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는 말씀을 드린다. 좀 더 공약실천위원회를 통해 다듬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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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용 위원장.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Q. 도내 문화·예술 공공분야에서 인력채용, 그 중에서도 비정규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A. 문재인 대통령의 첫 번째 업무지시는 일자리에 대한 강렬한 의지가 담긴 ‘일자리위원회’의 구성이었다. 연간 9개월 이상 근무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정규직화 시키는 것이 정부 정책인데, 이미 지난해부터 제주도 역시 지난해 12월 기준 548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앞으로도 추가 전환이 예정돼 있다.

문광위 소관 출연출자 기관인 제주관광공사, 제주문화예술재단 같은 경우도 올해 예산을 통해 일부는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단기 사업성 인건비로 채용된 비정규직들이 그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어,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 도지사 관사였던 ‘꿈바당 도서관’처럼 행정으로부터 문화시설을 위탁받아서 운영하는 경우, 예산의 범위에 따라 인력채용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도적으로 풀어야 한다.

Q. 제주시 야외공연장 추진, 재밋섬 건물을 매입한 가칭 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 등 최근 추진되는 인프라 확충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

A. 대형 공연에 맞는 시설 수요도 필요하지만, 우선 예술인들의 실질적인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문화·예술 정책이 우선 필요하다고 본다. 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은 절차적인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매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위원장 임기 동안 문화계에 지원되는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민주적인 절차성은 잘 지켜지고 있는지, 지나치게 한 쪽으로 예산이 몰리지 않도록 균등하게 사용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겠다.

Q. 지난 도의회 문광위 예산 심사 과정을 보면 전문적인 예술 예산은 삭감하고, 의원들이 만든 행사성 위주 사업에 돈이 흘러가는 모습이 보였다. 이런 모습에 도의회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 이에 대한 의견은?

A. 솔직히 현실 정치에서 감안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 생활문화 차원에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정도는 벗어나는 경우라면 문제가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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