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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가 의료영리화를 반대하는 정책 기조를 명확히 제시하면서 녹지국제병원 추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녹지국제병원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복지부, '의료영리화 반대' 제도개선 위원회 입장 수용...숙의형 공론조사 여론 영향 미칠까?

문재인 정부가 의료영리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제주도 결정만 남은 ‘녹지국제병원’에 대해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보건복지부 조직문화 및 제도개선 위원회>(위원장 이봉주 서울대 교수, 제도개선위원회)의 제도개선 권고안에 대해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했다고 6월 22일 밝혔다.

제도개선 위원회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10년 동안 보건복지부가 관장하던 비정상적인 사안들이 벌어진 이유와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올해 초 만들어진 조직이다. 지난 4월 18일 다섯 가지 분야에 대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권고문을 발표했는데, ▲의료공공성 강화 ▲국민연금 의사결정구조 개선 ▲지방자치권 강화를 위한 신설·변경 사회보장 협의제도 ▲정부위원회 운영 개선 ▲보건복지부 조직문화 분석·개선이다.

이 중에서 의료공공성 강화는 사실상 의료영리화 반대에 무게가 실렸다.

제도개선 위원회는 권고문에서 “규제프리존법안과 서비스발전 기본법안에서 보건의료 분야를 제외하고, 의료 공공성을 훼손하는 의료영리화 정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부가) 명확하게 밝힐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의견에 보건복지부는 내부검토를 거쳐 6월 20일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제도개선 위원회에 보고했는데, 사실상 '정부가 의료영리화를 거부하라'는 위원회 권고안을 적극 받아들였다.

이행계획을 자세히 살펴보면 규제프리존법안은 “법안 내 지역전략산업 중 보건의료 관련 산업은 제외하고, 의료법인 부대사업 규제 완화 등 규정을 삭제하겠다는 입장을 지난해 9월 기획재정부에 제시했다”고 설명한다.

서비스발전 기본법안도 “해당 법원에 따른 서비스산업 범위에 보건업 포함 시 보건의료의 공공성, 안전성이 축소·조정될 가능성이 있으며, 법안 내용이 모호해 파급효과가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기획재정부에 마찬가지로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에 대해서도 “의료관련 법령 개정, 자법인 관리, 건강관리서비스 등에서 의료영리화 우려가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며 자법인 설립 역시 “가이드라인(행정지침)을 통한 영리 목적 자법인 허용을 중단하겠다”면서 의료영리화 반대 입장을 명확하게 정리했다.

보건복지부는 “제도개선 위원회와 함께 이행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앞으로 지속적으로 점검·관리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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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 조직문화 및 제도개선 위원회'의 권고안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밝힌 세부 이행 계획. 붉은 색 부분이 의료영리화 관련 주요 내용. 출처=보건복지부. ⓒ제주의소리

문재인 정부의 의료영리화 정책 기조가 확실하게 ‘반대’ 입장으로 굳혀지면서 제주도에 추진되는 '국내 1호 영리병원'을 목표로 하는 녹지국제병원의 운명에 관심이 모아진다.

녹지국제병원은 박근혜 정권 당시 보건복지부가 설립 계획을 승인하면서, 제주도의 결정만 상황이다. 원희룡 도정은 도민 토론, 의견 수렴을 통해 녹지국제병원 건을 결정하겠다는 일명 ‘숙의형 공론조사’를 올해 초 꺼내들었고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공론조사는 오는 7월 안으로 도민토론회를 제주시, 서귀포시에서 각 1회 열고, 그 내용은 지역방송을 통해 생중계된다. 아울러 방송 중계 외에도 언론·제주도 홈페이지 등을 통해 도민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도민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도민토론회 후에는 도민 3000명을 대상으로 1차 공론조사(7월 말경)가 실시되며, 동시에 200명의 도민참여단을 모집할 계획이다.

도민참여단이 확정된 후에는 우선 도민참여단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실시해 공론조사의 취지와 향후 일정 안내 및 녹지국제병원 관련 숙의자료집을 배부하고, 숙의프로그램을 3~4 주간 진행한다.

숙의프로그램이 완료된 후 최종 공론조사를 실시하고 공론조사 결과를 담은 권고안을 제주도에 제출함으로써 도민 공론조사는 마무리된다. 제주도는 8월 중으로 모든 일정이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원희룡 지사는 6월 14일 <제주의소리>와의 대담에서 “(숙의형 공론조사)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도민들의 명령을 받들 준비가 됐다”면서 조사 결과를 따르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제주의소리>가 지난 6.13 지방선거 과정 중에 도의원 지역구 후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국제녹지병원 허가 여부를 72.9%가 ‘반대한다’고 피력한 바 있다. 설문에는 31개 선거구 출마자 73명 가운데 48명이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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