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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단법인 제주학회는 창립 40주년을 맞아 21~22일 제주대 인문대학 일원에서 전국학술대회 <해방 이후 제주도 연구의 성과와 과제>를 개최한다. 사진은 22일 인문사회분야 주제 발표 현장. ⓒ제주의소리

제주학회 창립 40주년 전국학술대회, 22일 인문사회 분야 주제발표 

사단법인 제주학회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기획한 전국학술대회 <해방 이후 제주도 연구의 성과와 과제>의 둘째 날 일정이 22일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일원에서 열렸다.

이날은 인문사회 분야, 자연과학 분야로 나눠 동시에 진행됐다. 인문사회 분야는 김태윤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사회를 맡아 총 여섯 가지 주제를 발표했다.

강세현 제주한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해방 이후 제주사회의 연구’를 맡았다. 발표 내용은 신행철의 저서 《제주사회와 제주인》(2004)과 여러 학술지를 기반으로 했다.

강 교수는 제주사회 연구의 과제로 ▲도내 다른 학문 연구자들, 다른 지역 사회학자들과의 폭넓은 교류와 토론 ▲제주사회가 처한 현실 문제, 쟁점사항의 해결을 모색하는 연구 활동을 내세웠다.   

강 교수는 “해군기지, 이주민, 다문화, 고령화, 노인복지, 저출산, 청년실업을 비롯해 1950년대 이후 꾸준히 제기돼 온 '지역개발'에 따른 환경 파괴 문제, 사회갈등, 인구, 교통, 주택, 그리고 제2공항 건설 등이 제주사회에 가져오는 긍정적·부정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미래를 설계해 제시하는 연구들이 필요하다”고 실천적인 학문을 강조했다.

오창명 제주국제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제주방언 연구’에 대해 발표했다. 오 교수는 “제주방언에 대한 조사는 여러 차원에서 다양하게 그리고 조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왜냐면 하루가 다르게 순수 제주방언이 소멸, 또는 변화하기 때문이다. 말소리, 발음, 어휘, 이야기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오 교수는 “이제는 제주방언에 대한 연구를 정밀화할 때가 됐다”며 “그리고 현재까지 이뤄진 연구만이라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정보를 오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소전 제주대 국어국문학과 강사는 ‘제주도 무가·무속 연구’를 다뤘다. 

강 씨는 무가 연구 과제에 대해 ▲서사무가에 집중된 연구경향을 다른 갈래의 무가까지 확대 ▲서사무가일 경우 다양한 유형의 본풀이에 대한 분석 필요 ▲무가와 무속의례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 ▲여러 형태의 비교연구를 꼽았다.

무속 연구 과제는 ▲무속의례의 다양한 양상에 대한 관심 ▲무속사제자인 심방 연구 확대 ▲신앙민에 대한 연구 ▲무악(巫樂), 무무(巫舞), 무구(巫具) 연구 활성화를 제시했다.

특히 무가·무속 모두 학술적으로 질 좋은 자료집이 꾸준히 발간돼야 하고 학문 후속세대를 더 많이 양성해야 한다고 꼽았다.

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은 <탐라문화>, <제주도연구>, 제주대학교 도서관 소장 도서와 논문을 바탕으로 ‘해방 이후 제주 민속·생활문화 연구’를 발표했다. 

김 소장은 “민속·생활문화의 최종 목적지로 나타나는 것은 음식 문화와 예술에서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의 제주학 연구들은 세계화의 기본 과제를 안고 있는데, 예술인 문학·회화·조각·음악·연극·영화 등으로 제주학의 기본 모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타 분야와의 연계 필요성을 부각했다.

더불어 “이재수 장두(狀頭)의 기백, 일제강점기 여성 최초의 잠녀 항일투쟁, 4.3민중항쟁 등의 정신 토대는 바로 탐라에서 흘러온 오래된 전통, 곧 자주성이었다. 탐라의 정신, 자주성이 바로 제주학의 사상적 바탕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순덕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제주도 구비문학 속 여성-설화, 민요, 속담을 중심으로’를 담당했다.

문 책임연구원은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제주도 구비문학 연구물 가운데 여성주의 시각으로 들여다본 것은 총 42편이라고 정리했다. 연구자는 서경림, 좌혜경, 권복순, 박종성, 한창훈, 하경숙, 신연우, 이유경, 김순이, 김정숙, 문순덕, 이수자, 조현설, 강진옥, 양영수, 류정월, 전영준, 표정옥, 김영주, 이석주, 허춘, 허남춘, 장영주, 오출세, 고재환 등이 있다.

문 책임 연구원은 “사회에 만연해 있는 여성다움, 남성다움이라는 정형화된 틀을 벗어난 제주 여성신의 본래적인 성격으로 들여다보기가 필요하다”며 “이야기 속에 그려진 여성들의 위상, 그들을 가리키는 어휘, 여성들에게 요구되는 사회제도, 남성들과 비교해 수평적인지 예속돼 있는지 등 성차이는 인정하지만 성차별을 배제해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안미정 한국해양대학교 HK연구교수는 ‘제주 잠녀 연구’를 소개했다.

안 교수는 “잠녀 연구의 분량은 1980년대 이르러 크게 진전됐는데, 민속학적 연구를 견인차 했던 것은 故 김현돈 제주대 철학과 교수의 업적에 힘입은 바가 크다. 어로활동과 도구, 민요, 신앙(굿)에 대한 많은 성과가 축적시켰다”면서 고인을 기억했다.

안 교수는 잠녀 연구의 과제로 ▲지리적 외연 확대 ▲수산경제 부문의 연구 지속 ▲바다라는 공유자원을 획득하는 과정에서의 공동체 문화( 노동을 통한 권리 실현, 개인들의 권리와 노동 간의 형평성 조율, 여성들의 연대 문화 등) ▲제주도 관광산업에 있어 잠녀의 표상화 ▲여성의 삶과 경험에 대한 기록으로서 구술사적 접근 등을 중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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