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에 휩싸인 제주대학교 모 학과 전공 교수가 결국 고개를 숙였다.
A교수는 19일 출입 기자들에게 보낸 '사과 및 입장표명문'을 통해 "아픔을 겪은 모든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A교수는 "저는 1980년대에 대학과 대학원을 다니며 예술계에서의 도제식 교육을 오랜 기간 동안 받은 사람"이라며 "그로 인해 대학의 교수가 된 이후에도 제가 배워온 방식을 당연시 해왔고, 저 또한 일종의 '스파르타식 교육'을 선택하는 것이 지방대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방법이며, 그 성과를 기반으로 제자들의 진로를 넓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나름의 목표를 이뤄가고 있다고 감히 자부했던 것과 달리, 시대가 변한 작금의 현실에는 제가 선택했던 교육 방식이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됐다"면서 "결국 저의 불찰과 정제되지 못한 언행으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은 학생들에게 진심 어린 마음으로, 사죄하는 심정으로 저의 입장을 표명한다"고 했다.
그는 "목표 지향적, 목표달성적 사고방식에만 집착하다 보니, 정제되지 않은 언어나 행동으로 인해 과정에서의 윤리에 어긋났던 것이라 생각되고, 제자들을 대하는 데에 있어 신중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A교수는 "사소하다고만 여겨 개인적인 일들을 부탁하는 것이 권력 남용 및 소위 '갑질'로 인식됨을 빨리 인지하지 못한 점, 학생들과 소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말하고 행동했던 점 등 모든 불찰은 온전히 저의 탓"이라고 말했다.
또 "교육진행 과정에서 학생들과 지도교수 각각의 고충을 전달해 온 중간 매체와의 소통에 있어서도 많이 부족했다. 여기까지 오기 전에 미리 학생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애로사항 등의 요소를 찾아서 제가 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어야 했는데도 그러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학생들의 아픈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 또한 저의 불찰"이라고 했다.
A교수는 "저를 둘러싼 모든 의혹은 교내 인권센터 등 일련의 강도 높은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밝힐 것이며, 이후의 과정에 있어서도 일말의 거짓 없이 성실히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해당 학과 학생들은 A교수로부터 수 년 간 폭언과 성희롱을 당했다며 '수업 거부'에 돌입한 바 있다.
학생들은 제주대측에 △해당 교수의 즉각적인 수업 배제와 평가 제외 △교수와 관련 교수진들로부터 학생을 보호할 것 △해당 교수가 사실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 것 △회유와 압박을 그만두고 확실한 진상조사를 실시할 것 △해당 교수의 파면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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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기자
pio@jejuso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