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멀티미디어디자인과 비대위 "권력구조에 침묵...갑질의 악습 끊을 것"

전공교수로부터 폭언과 성희롱을 당했다는 제주대학교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학과 학생들이 "수 년 간 당해왔던 갑질의 악습을 끊어내고 더 나은 학과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겠다"며 해당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대학교 멀티미디어디자인과 비상대책위원회는 18일 오전 10시 제주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당 교수의 즉각적인 수업 배제와 평가 제외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 제주대학교 멀티미디어디자인과 비상대책위원회가 18일 오전 10시 제주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들의 손에는 '우리는 학생이지 노예가 아니다', '엄마 미안, 교수 무서워서 학교 못 다니겠어', '섹시하게 커피 나르는건 어떻게 하는 건가요?', '멀티 오지마 특급 갑질이야' 등의 문구가 쓰인 피켓이 들려있었다.

학생들은 "그동안 갑질교수의 횡포에 치욕적인 수업을 받아온 멀티미디어디자인과 학생들에게 인권은 없었다. 인격모독, 폭언, 성희롱, 노동력 착취 등의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지만 교수들은 '성적'과 '졸업'으로 협박을 해 왔고 학생들은 권력구조 아래서 침묵하고 참아야만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다른 대학 친구들, 다른 디자인과 친구들은 항상 저희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며 현실을 말해줬지만, 그간 저희들은 살인적인 과제량에 시달려 그것이 옳은 일인지 잘못된 일인지 판단할 시간조차 갖지 못했다"며 "매년 쏟아지는 자퇴생들과 휴학생들, 전과생들이 있음에도 학교측은 저희 과의 문제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았고 환경을 개선하려 하지 않았다"고 대학 당국의 무관심을 주장했다.

학생들은 "사건이 일어난 시점에서도 '학교의 명예가 중요하니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상황은 막자'라는 말을 들어야만 했다"고 학교측의 회유 시도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해당 교수의 즉각적인 수업 배제와 평가 제외 △교수와 관련 교수진들로부터 학생을 보호할 것 △해당 교수가 사실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 것 △회유와 압박을 그만두고 확실한 진상조사를 실시할 것 △해당 교수의 파면 등을 제주대 측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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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대학교 멀티미디어디자인과 비상대책위원회가 18일 오전 10시 제주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또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제주의소리>가 18일 오전 단독 보도한 제주대 학생들의 공모전 수상 내역에 해당 교수의 자녀 이름을 끼워넣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관련기사 : 갑질논란 제주대 교수 자녀 '수상한' 명문대 입학 논란)

이날 학생들의 기자회견에 대해 제주대 측은 "학생들의 요구조건과 관련해 당장 들어줄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행정적 절차를 거쳐야 하는 부분도 있다"며 "우선 해당 교수의 수업·평가 배제는 학교가 적극적으로 고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대측은 "당장 업무중지 해임·파면까지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조교수의 경우 1년에 한 번 재임용하게 돼 있어 재임용 탈락하게 되면 당연 사직하게 돼 있다"며 "해당 교수를 만나서 시인할 부분과 사과할 부분에 대해 직접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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