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UNESCO)가 인증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는 다양한 야생식물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섬 전체가 한라산의 영역이나 다름없는 제주는 해안 저지대에서 오름과 하천, 곶자왈, 그리고 백록담 정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과 지역에 분포하는 야생식물들이 오랫동안 생태계를 이루며 뿌리 내렸습니다. 멸종위기 식물에서부터 지천에 퍼져 있는 야생식물까지 능히 식물의 보고(寶庫)라 할 만합니다. <제주의소리>가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 자라는 식물의 가치를 널리 알려 지속적인 보전에 힘을 싣기 위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를 카드뉴스 형태로 매월 격주로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11) 정금나무(Vaccinium oldhamii Miq.)
-진달래과-

‘블루베리’라고 하시면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북아메리카 지역이 원산인 진달래 과의 식물입니다. 원예학적으로 높이가 5미터 내외로 자라는 ‘하이부시베리’와 높이가 30센티로 아주 작게 자라는 ‘로우부시베리’로 나뉜다고 합니다. 1900년대 초 하이부시 블루베리종을 개량해 속이 꽉 차고 즙이 많은 품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오늘 <제주의소리> 독자 분들께 소개해 드릴 나무는 우리나라 토종 블루베리라고 불리는 정금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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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의 진한 색깔을 내는 성분이 바로 안토시아닌이라는 성분으로 시력 저하나 망막 보호에 탁월한 효능을 가졌다고 하지요. 이 때문에 2차 세계대전 때의 일화가 있습니다. 영국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이 블루베리를 먹고 야간에도 시력이 탁월하여 독일군 지역에 폭격이 용이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죠. 이 정금나무에 꽃이 피면 마치 분홍색 종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여름이 오는 길목이면 이렇게 꽃이 많이 달리는 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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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의 5월을 지나 6월이 되면, 한라산 중턱에는 이 정금나무 꽃이 작은 종처럼 자잘하게 피어납니다. 앙증맞은 꽃이 학교 종처럼 매달려 있는 것 같네요. 9~10월에는 흑갈색으로 열매가 달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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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토종 블루베리 삼총사를 편집해 보았습니다. 정금나무, 들쭉나무, 모새나무가 블루베리 3총사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피어나지만 들쭉나무는 한라산 고지대에 먼저 피고 한라산 저지대에는 정금나무, 모새나무 순으로 꽃이 피어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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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금나무를 노래한 유유님의 시 한 편을 만나 보시겠습니다.

토종 블루베리 정금나무
유유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슈퍼푸드
안토시아닌, 황산화질, 식이섬유 어쩌고저쩌고
인디언부터 시작하여 이 나라 저 나라 애용
블루베리 웬만한 사람 다 안다
그런데 토종 블루베리 평가엔 왜 고개를 돌릴까
정금이란 이름이 정겹게 다가와도
외국어 명칭에 더 집착하는 것은 허영 탓일까
정금나무 아는 사람 별로 없다
아니 차라리 모르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매스컴에서 떠드는 순간 산지에선 씨가 마를 것
시큼하고 맛이 별로라는 지금이 더 좋다
모르는 것이 약이다.
정금나무의 열매는 생으로 먹으면 신맛이 납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술을 담가 먹기도 하였으며 비타민 C가 풍부해 한방에서도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시력향상, 기력회복에 좋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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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금나무는 환경부 지정 국외반출승인대상종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많았던 이 정금나무가 큰 나무들에 밀려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하지요. 영롱한 물방울이 정금나무꽃에 매달려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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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처럼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꽃은 오랫동안 볼 수 있으며, 여름이 지나고 날씨가 선선해지면 이렇게 열매가 달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정금나무의 꽃말이 '추상'이라고 합니다. <제주의소리> 독자 분들께 정금나무의 모습을 보여 드리면서 더워지는 날씨에 건강의 메시지를 함께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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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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