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포인트] '깜깜이 선거' 비판 딛고 '부동층 표심' 흡수 최대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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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6.13지방선거 투표가 일제히 실시된 가운데, 맞대결 구도로 치러지는 제주도교육감 선거는 30%대에 달하는 '부동층' 표심이 어디로 쏠릴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깜깜이 선거'라는 비판 속에서 현직 교육감인 이석문 후보의 지난 4년이 재신임 받을 수 있을지, 제주도의회 교육의원으로서 꾸준히 견제에 나섰던 김광수 후보의 도전이 성공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블랙아웃(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6일 제주의소리와 KCTV제주방송, 제주일보 등 제주지역 언론3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석문 후보가 39.9%의 지지율로 28.2%인 김광수 후보를 11.7%p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다. 오차범위를 벗어난 수치다.

그러나, 시일을 거듭할수록 김광수 후보의 약진이 만만치 않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지난 2월 12일 발표된 1차 여론조사에서 이석문 후보는 47.9%, 김광수 후보는 30.7%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선거 구도가 본격화 된 5월 16일 2차 여론조사에서는 이석문 후보 39.5%, 김광수 후보 25.0%로 격차가 14.5%p까지 줄었고, 20일 새 2.8%p의 격차를 더 줄이면서다.

결국 최종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시종 20~30%대로 높게 형성됐던 '부동층'의 향배에 달린 것으로 분석된다. 두 후보 진영 모두 승리를 장담하면서도 부동층 변수에 대해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함께 치러지는 제주도지사 선거가 과열되면서 제주교육감 선거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교육감 후보들 역시 저마다의 정책과 공약을 제시해왔지만 여전히 도민사회 일각으로부터 '깜깜이 선거'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이는 '지지후보가 없다' 내지 '잘 모르겠다'는 부동층을 양산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제주도지사 후보와 정당 지지도에 대해서는 명확한 의사표명을 한 응답자들도 유독 교육감 후보 지지도에 있어서는 입장을 유보했다.

선택을 유보할 수 있었던 여론조사와는 달리 본 선거에서는 투표소에 들어서는 모든 유권자들이 교육감 후보에게도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정당도, 기호도 없는 제주도교육감 선거는 무엇보다 '인물 경쟁력'으로 승부해야겠지만, 종국엔 부동층의 결정에는 유권자의 '정치적 성향'이 작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교조 제주지부장 출신으로 진보개혁적 성향을 띈 이석문 후보측은 내심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정당의 선전에 반색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던 13명의 '진보성향' 교육감들 중 11명이 재도전에 나서는 등 교육감 선거도 정치지형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김광수 후보측에선 '부동층'을 역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보고있다.

남아있는 부동층 표심이 '50대 50'으로 갈린다고 가정하면, 이전 여론조사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왔던 이석문 후보의 낙승이 예상된다. 하지만 부동층에는 보수정당의 행보에 실망하면서 표심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른바 '샤이보수'로 분류되는 유권자가 남아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이석문 후보 진영 조차 '50대 50'으로 쉽사리 낙관하지 않았다.

선거 기간 중 가급적 정치적 색채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중도 표심을 적극 공략했던 김광수 후보 역시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결집에 힘을 쏟았다. 지난 11일 보수성향 인사들이 결성한 '좋은교육감추대국민운동본부 제주도위원회'가 김광수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것이 대표적 장면이다.

높은 사전투표율도 어떻게 작용될지도 관심사다. 지난 8~9일 이틀간 실시된 사전투표에서 제주지역 누적 투표율은 22.24%로 전국 평균 20.14%를 2.1%p 웃돌았다. 각 후보 캠프는 '충성 지지층' 결집에 성공했다며 저마다 유리한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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