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 제주도교육감 후보에 듣는다] ②이석문 "제주 공교육 국제학교 수준으로 향상"

4년전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도민사회의 선택을 받았던 이석문 제15대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재선 도전길에 다시 나섰다. 지난 4년새 제주 학생들의 행복지수는 부쩍 올랐고, 무엇보다 지난해 제주에는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학생이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6.13지방선거 제주도교육감 선거 20여일을 앞두고 다시 도전자의 자리에 선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예비후보는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모든 일상에서 존중받기를 바란다"며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아이들이 존중받는 교육문화를 위해, 행정적 혁신은 아직도 박차를 가해야 할 지상과제라는 입장이다.

이석문 예비후보는 지난 20일 오후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제주의소리>와 '선택 6.13, 제주도교육감 후보에게 듣는다' 대담을 가졌다.

1.jpg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예비후보. ⓒ제주의소리
이 후보는 "지난 4년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때 절박한 심정으로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교사 시절 저는 담임교사였고, 담임은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으로 교육감으로서의 임기를 지냈다"며 "이번엔 아이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일상에서 존중받는 학교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또 수업시간마다 존중받기 위해서는 리더십의 혁신과 행정적 혁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앞으로 그런 교육문화를 만들거 가고 싶다. 도민들께서 지지해달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 후보는 6.13지방선거를 관통하는 교육계의 핵심 키워드로는 '미래'라고 명료하게 짚었다.

이 후보는 "현 시기는 인류사적으로 거대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류가 함께 넘어야 할 과제이고, 국가적으로는 양극화·초저출산 문제를 풀어야 한다. 남북의 문제로 당장 한반도에도 변곡점이 찾아왔다"고 진단했다. 

특히 제주 지역사회에 대해서는 "가까운 거리에 국제학교가 들어서면서, 아이들이 성장기부터 분리돼 교육받는게 바람직한가 라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결국 공교육을 국제학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국제학교와 공존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jpg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예비후보. ⓒ제주의소리
이 같은 고민은 고스란히 공약으로 표출됐다. 그는 "모든 아이들이 질 높은 공교육과 행복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해 교육특별도를 시행해야 한다"며 "그 출발점으로 고교 무상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고입 제도의 개편이 필요하다. 특히 아이들이 연합고사와 관련해 끊임없이 고통받고 있는데, 모든 학교를 선택해서 갈 수 있도록 도내 30여개 고등학교를 각각의 장점을 가진 선택적 학교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이 후보는 "이제까지 우리 아이들은 하나의 문제에 하나의 정답만을 찾는 것을 강요받아 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려면 이러한 과정이 자연스럽게 전환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며 "제주 공교육을 적어도 국제학교 수준의 80% 이상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현직 교육감으로서 공(功)이 있다면 과(過)도 있기 마련이다. 

지난 4년간 행정 중심의 교육환경을 교육 중심으로 전환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그 과정에서 교육계의 한 축인 행정공무원과의 갈등이 불거졌다. 일각에서 '소통의 부재'를 지적하는 이유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서로가 자기의 입장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게 얘기하는 것 자체가 소통의 하나"라고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제까지 학교문화는 지난 70년 동안 근대교육 도입 이래 독재 정권과 유신시대를 거치면서 철저하게 행정위주의 문화였다. 이 행정의 문화를 교육 중심으로 전환하는데 불안감이 있을 수 있다"고 이해를 구했다.

지난번 선거에서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노동단체나 시민사회단체 등의 분위기가 이번 선거에선 확연하게 달라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지만 속도의 차이는 있다고 본다"며 "속도의 차이는 조정해 나가고 있다. 소통은 꾸준히 하고 있는데, 좀 더 노력하라는 얘기로 알아 듣겠다"고 말했다.

4.jpg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예비후보가 지난 20일 오후 <제주의소리> 김봉현 편집부국장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제주의소리
현장실습 중 숨진 고(故) 이민호군의 사망사건, 교육감 친인척 일감 몰아주기 논란, 일선 학교에서의 잇단 횡령 사건 등 임기 말 악재가 잇따른 것과 관련해서는 "지난 5년간 청렴도 1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은 전국에서 제주도교육청이 유일했는데, 이제 그 기록이 깨질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 기회에 그러한 문제들을 전부 드러내서 논의하게된다면 한 발 후퇴하지만 두 걸음 나아갈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제주교육감 선거가 1대1 구도로 치러지는 만큼 상대 후보인 김광수 예비후보에 대한 견제도 날카로웠다. 특히 두 후보가 정확히 대척점에 선 '고교체제 개편' 정책과 관련해서는 "제주교육이 과거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다.

이 후보는 "상대인 김 후보가 고교입시 연합고사를 부활하겠다고 하고 있고, 제학력평가 전 표집을 전수조사하겠다고 하는데, 이건 20세기에서도 부인됐고 21세기에서도 부인되면서 이미 4년전 정리된 문제"라며 "이를 다시 끄집어내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연합고사 폐지 전 우리아이들은 문제 푸는 기계가 됐다. 객관식 문제에서 어느게 맞는지 선택하는 방법만을 배워왔다. 이런 방식으로는 미래를 전혀 준비하지 못한다"며 "만약 평가에 있어 공정성과 신뢰성의 문제가 있다면 이걸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논의해서 진전시키는게 더 나은 방식이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과거 회귀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 예로 "4 더하기 3의 정답은 하나뿐이지만, 질문을 '7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로 던지면 아이들에 따라 수 없이 많은 정답을 만들어낼 수 있다. 시 한 편을 읽고 맞는 주제를 1번에서 5번 중 선택해야 한다면 그 정답 때문에 아이들은 자신의 사고를 부정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 이 후보는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이 존중받도록 하겠다는 것은 스스로 질문하면서 답을 찾는 평가방식과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jpg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예비후보. ⓒ제주의소리
자신의 장점에 대한 질문에 이 후보는 "시대적 과제를 읽고 해결방법을 찾아내는 능력을 장점으로 꼽는다"고 답했고, 단점에 대해서는 "아이들 관점에서 모든걸 정리하려다보니 그 관점의 차이에 부딪혔을때 원칙적이고 고집이 세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상대 후보인 김광수 후보에 대해서는 "저도 생각하지 못한 과감함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연합고사를 다시 부활하겠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한 과감함이었다"며 에둘러 장점으로 꼽았고, "교육의원은 문제점을 지적하면 되지만 교육감은 책임지는 사람이고 그 영향을 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안정감과 집행의 가능성에 대한 세밀함을 지녀야 한다"며 안정감과 세밀함이 부족하다는 단점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이 후보는 "교육감이 되면서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얘기했고, 모든 교육행정을 가장 약한 곳부터 지원했다. 특성화고, 읍면지역 학교, 기초학력미달 학생, 자살예방, 중도탈락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고, 그 결과 지난해 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조사에서 제주 아이들이 가장 행복하다고 분석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주관으로 발표되는 '청소년이 행복한 지역사회 지표조사'에 따르면 제주 학생들의 건강만족도는 2015년 7.49에서 2017년 7.75, 삶의 만족도는 2015년 7.16에서 2017년 7.41로 증가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또한 학교생활 만족도는 2015년 7.27에서 2017년 7.42로 전국 2위를 기록했고, 스트레스 정도는 2015년 3.07에서 2017년 3.04로 역시 전국 2위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제주지역 학생들의 행복지표가 전국 최상위권으로 평가돼 이 후보가 지향한 '일상에서 존중 받는 학교문화'가 일단 긍정적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관련, 이 후보는 "향후 '이석문 시즌 투'에서는 우리 아이들의 삶이 과정에서 존중받기를 바란다. 아이들에 대한 평가와 교육수준이 바뀌면 아이들의 일상생활이 하나하나 존중받을 수 있다. 우리 아이들 충분히 존중받고 소중히 여겨지면서 생활할 수 있다"며 "도민께서 저와 함께 그러한 상상력을 꿈꿔달라. 우리 아이들을 위해, 또 제주의 미래를 위해 함께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5.jpg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예비후보가 지난 20일 오후 <제주의소리> 김봉현 편집부국장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제주의소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