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 제주도교육감 후보에 듣는다] ①김광수, '아이들 창의성 신장' 약속

6.13지방선거 제주도교육감 선거를 20여일 앞두고 만난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예비후보는 자신이 '정치가'가 아닌 '교육자'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교육감선거가 상대적으로 흥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음에도 대중의 이목을 쉽게 이끌기 위한 자극적인 공약은 단호히 거부했다.

현 제주교육이 소통의 부재로 인해 방향성까지 흔들리고 있다고 일갈하면서도, 그는 현직 프리미엄을 업은 상대 후보에 비해 인지도 측면에서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엔 "도민사회와 소통하며 뚜벅뚜벅 걸어나갈 뿐"이라며 담담한 심경을 내비쳤다.

김광수 예비후보는 지난 20일 오전 <제주의소리> 회의실에서 '선택 6.13, 제주도교육감 후보에게 듣는다' 대담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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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예비후보. ⓒ제주의소리
김 후보는 "제주교육은 4차산업혁명이라는 큰 산에 직면해 있다. 이 산을 건너가야 한다. 그 다음에 어떤 산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교육은 소통의 부재와 방향성까지 흔들리고 있다"고 현직 교육감을 지낸 상대 이석문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는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려면 우선 균형과 방향성을 갖고 지도자가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면서 "지난 40여년 다양한 교직 경험과 교장 경험, 특히 교육의원까지 경험하면서 제주 미래에 우리 아이들이 적응해 나갈 길이 무엇인가라는 확신을 갖고 신념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신념을 펼쳐보이고자 용기를 내서 교육감에 도전하게 됐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제주도교육감 선거를 관통하는 핵심키워드로 '창의'를 꼽고,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의 창의성 신장'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시대다. 이 시대에 어떻게 남보다 다른 새로운 생각을 할 줄 아느냐 하는 것이 미래 교육의 핵심"이라며 "이번 선거는 누가 아이들에게 새로운 생각,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교육의 청사진을 제시할 것인가 하는게 가장 핵심"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핵심적인 공약으로는 큰 틀에서 △아이들의 다양성 존중 △균형있는 공교육 내실화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 등을 제시했다.

9만여명의 제주 아이들의 9만여가지 흥미를 찾아 1등을 하도록 한다는 내용의 '991프로젝트'는 김 후보가 전면에 내세운 공약이다. 개별화 교육과정을 통해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개개인에 맞는 특성을 키워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후보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많은 아이들이 청년이 되어서 그동안 공부했던 것, 경험했던 것에서 진로를 바꾼다는 점"이라며 "원인이 어디있는가를 한참 고민했는데, 이건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흥미를 잘못 찾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치원을 포함한 초등학교 1~3학년까지 아이들의 흥미가 뭔가 고민해야 한다. 이걸 공교육이 같이 찾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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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예비후보. ⓒ제주의소리
올해부터 전면 도입되는 '내신 100%' 고교 입시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후보는 "상대 후보가 교육감 4년을 역임하면서 고교체제 개편에 많은 관심을 가진 점은 이해하지만, 애초에 의도하는 바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갔다. 결국 일반 학급을 없애면서 음악 학급 2학급(함덕고), 미술 학급 2학급(애월고) 만든게 전부"라며 "제주시내 특성화고를 일반고로 전환한다든지, 상황에 따라 신제주에 일반고를 다시 신설한다든지, 연합고사 학급수를 늘린다든지 타 시도처럼 그러한 노력이 선행됐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목포상고가 전남제일고, 노무현 정부 때는 부산상고가 부산고로 바뀌었다. 그 지역 연합고사 학교수가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오래전부터 타 시도는 그런 작업을 해서 연합고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렸다. 즉 치나마나 한 연합고사가 된 것"이라며 "제주는 어떤가. 경쟁이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그 사이에 연합고사 학급수 늘린적이 없다. 타 시도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 후보는 "과연 '고교입시 내신 100%'라는 이 정책이 내신 충분한 소통의 기회를 가졌느냐 하는 부분이 참 안타깝다. 제가 의원 시절에 느닷없이 어느날 발표해 '조건이 안맞다, 시기가 지금이 아니다, 여건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고 얘기했지만, 교육감은 그대로 강행했다"며 "50%대 50% 연합고사 부활을 전제로, 내신 100%까지도 오픈한 상태에서 원점에서 재검토허겠다는 제 공약에 박수를 치는 분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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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제주도교육감 예비후보가 <제주의소리> 김봉현 편집부국장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제주의소리
선거 국면에 접어들기도 전에 보수 성향을 지닌 제주도교육감 선거 예비주자들, 이른바 '반(反) 이석문 연대'의 후보 단일화 시도가 자칫 '프레임 싸움'에 매몰될 수 있다는 도민사회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종전부터 스스로를 '정치가'가 아닌 '교육자'라고 강조해온 맥락과 궤를 같이하는 대목이다. 

이어 김 후보는 "저는 보수 단일화라는 용어부터 '뭐 다른 용어 없나 고민했고, 도전자 단일화로 해달라'고 얘기해왔다. 이걸 이벤트로 활용하려 했다면 수많은 기자회견도 했겠지만 그럴 생각이 없었다"며 "제주교육의 균형과 방향성에 문제를 같이 인식하고 있는 4명의 후보 간 협의가 이뤄진 것인데, 나머지 3명의 후보의 용단이 폄하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는다"고 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좀 더 흥행을 유도했더라면 선거에 도움되지 않았나 하는데, 저는 그때마다 말씀드린다. 그걸 선거의 흥행이나 이벤트로 생각해 본 적이 한번도 없다. 그리고 그 단일화 과정에 수 없이 많은 대화를 나눴다. 지금까지 제가 발표하고 있는 모든 공약의 얘기가 다 나왔다. 그때 얘기했던 공약들이 현재 제시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선거가 흥행되지 못하는 이유는 교육가족들이 목말라 하는 공약이나 정책이 부족한데서 오는 것 아닌가 하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이에 김 후보는 "정말 자극적이면서 관습이나 전통을 배제한 '초사회적인 공약'들을 내는 것도 선거를 이기기 위해서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교육은 대상이 우리 아이들"이라며 "교육을 갖고 실험을 하면 절대로 안된다. 저는 40년을 교단에 서면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적인 것은 해본적이 없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소한 가시적으로 그림이 그려지는 공약을 내세우겠다"며 선거 흥행을 목적으로 한 인기영합적 공약은 내세우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후보는 "유권자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듣게 된 가슴 아픈 얘기는 '교육감은 아이들이 뽑는 것 아니냐', '난 아이들 다 키웠다'는 얘기였다. 도지사와 달리 교육감선거의 관심, 도민들의 관심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라며 "이런 두 얘기에 알맞는 공약은 과연 뭘까. 이론적으로는 교육자치, 교육 특례까지 주어진 특별법 산하의 제주교육을 멋지게 그리는 공약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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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예비후보. ⓒ제주의소리
선거를 20여일 앞둔 시점에서 상대 후보인 이석문 예비후보와의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도지사 후보처럼 파격적인 공약을 내거나 관심을 끌 수 있겠나. 오늘도 내일도 뚜벅뚜벅 나아갈 수 밖에 없다"고 담담히 풀어냈다.

김 후보는 "기존의 교육의원 선거구에서 벗어나서 밖으로 김광수를 알리기 시작한게 석 달도 안된다. 그런데 상대 후보는 현역 교육감이지 않나. (격차가 차이나는 것은)너무나 당연한 여론조사 결과"라면서도 "그러나 하나 희망을 갖고 보는 것은 제가 올라가는 속도가 경사가 조금 있다. 이 경사에 기대를 건다"고 자신했다.

스스로의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 단점으로 '지나친 집념', 장점으로는 '시기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소통'이라고 소개했다.

상대 후보인 이석문 후보에 대한 장단점을 묻자 뼈있는 일침을 날렸다. 김 후보는 "장점인지 단점인지 구분이 안가는데 '정치적'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지난 4년간 교육감이 집회에 다닌다든지, 정치가적 성향을 갖고 있다. 이걸 (이석문 후보의) 장점으로 봐야 하지 않겠나"며 에둘러 꼬집었다. 이 후보의 단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소통의 부재'를 꼽았다.

김 후보는 "교육은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되 약간은 어른들이 의도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방임일 수 있고 지나치면 행동의 제약을 줄 수 있다"며 "아이들이 잘하고 못하고를 어느 순간에 판단해선 안된다. 끝까지 아이들의 흥미, 적성, 아이들이 좋아하는 부분에 철학적 가치를 불어넣어서 아이 스스로 자신감과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는 교육환경을 만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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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제주도교육감 예비후보가 <제주의소리> 김봉현 편집부국장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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