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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10일 4.3문화예술대전 평가 간담회를 열었다. ⓒ제주의소리

올해 평가 간담회...세대 아우르는 가능성 확인, 제작진 교류 등 과제도 산적

제주4.3 70주년을 맞아 평소보다 큰 규모로 치러진 ‘4.3 70주년 기념 문화예술대전’(4.3문화예술대전)이 청소년부터 중년 이상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제작진 간의 교류, 장소·시기 문제 등은 향후 더 고민해야 하는 과제로 남았다.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10일 오후 4시 4.3문화예술대전 평가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는 4.3문화예술대전 제작에 참여했던 단체·관계자들이 모여, 올해 행사를 총평하기 위해 열렸다. 

4.3문화예술대전은 1994년 4.3예술제로 시작해 매해 다양한 예술로 4.3을 알리는 '기억운동'이다. 지난해까지 4.3문화예술축전이란 명칭을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4.3 70주년을 맞아 콘텐츠를 키워 특별히 ‘대전(大典)’으로 치러졌다.

올해는 제주도 문예회관을 중심으로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역사집체극 ▲전야제 ▲청소년 문화예술 한마당 ▲뮤직토크콘서트 ▲초청 공연, 전시로 열렸다. 

평가 간담회는 각자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4.3문화예술대전에 속하진 않았지만 제주민예총 차원에서 연대해서 열린 탐라미술인협회의 4.3미술제도 함께 논의했다.

역사집체극 <한라>를 제작한 최상돈 씨는 “공연장을 실외에서 실내로 옮긴 건 좋은 선택이었다는 반응이다. 4.3 전개과정을 보여주는 현재 포맷을 유지한다고 볼 때, 시민배우를 미리 섭외해 적어도 석 달 전부터 준비하며 두 자리 수의 공연단을 꾸리는 게 좋겠다”며 “시민들과 함께 하면서 4.3을 표현하는 방식도 다양하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자평했다.

청소년 문화예술 한마당을 준비한 고의경 씨는 “청소년 입장에서 그들이 주체가 되는 행사를 만들고자 부단히 고민했다. 본 행사도 500여명 이상 참여해 성황을 이뤘고, 스태프로 참여한 학생들과 소통하는 과정 자체로도 의미가 있었다”면서 “다만 직업 교사들의 인식이나 관계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느꼈다. 다른 4.3문화예술대전 행사에 청소년 행사는 쫓기듯 치러진 점이 있었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뮤직토크콘서트를 연출한 브로콜리404 대표 정도연 씨는 “문예회관 대극장 전체 828석 가운데 750석이 찰 만큼 관심이 높았다. 다른 지역에서 온 스태프도 4.3을 알게 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면서 “우리 행사뿐만 아니라 다른 4.3문화예술대전 제작진 모두가 함께 하는 워크숍 같은 기회가 있었다면 내부 동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공간도 분산하고 기간도 늘리면 어떨까 싶다. 일정에 쫓겨 오히려 제작진이 다른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조언했다.

제주작가회의 소속 김진철 씨는 “예전 4.3문화예술축전 참가자를 보면 나이든 사람들이 상당수였다. 올해는 젊은 사람들, 특히 청소년이 많았다. 변화를 시도한 4.3문화예술축전에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호평했다.

다만 대학생 포함 20대는 비교적 참여가 적었고, 관객 참여가 저조한 낮 공연은 예술가들을 위해서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김 씨는 서울 광화문 광장 4.3 국민문화제에서 등장한 4.3정보관 컨테이너처럼, 문화예술축전에서도 4.3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4.3예술가들의 지난 활동을 현대적으로 알리는 아카이빙도 덧붙였다.

전체 참가자들은 ▲제주4.3평화재단이 아닌 민간 영역에서 전야제를 만드는 방향 유지 ▲청소년 한마당은 별도 독립시켜 지속 발전 ▲통계 자료 집계 필요 ▲4월이 아닌 다른 시기에도 열리도록 행사 분산 ▲창작 예술 부족 ▲꾸준히 참여해온 팀에 대한 배려 ▲평소 문화예술축전에서도 별도 위원회 방식 운영 ▲70주년 이후에도 적정 예산 확보 등을 제안했다.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이날 정리된 의견을 모아 6월 초로 잡힌 4.3예술 토론회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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