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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미협은 1일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정책 간담회 ‘제주미술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개최했다. 사진은 이날 간담회에서 기조발언을 맡은 강민석 제주미협 회장. ⓒ제주의소리

77회 제주미협 회원전 정책간담회...지역 미술 단체·기관 정기적인 만남 ‘기대’

제주를 대표하는 민간 미술단체,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제주미협), 탐라미술인협회(탐미협), 한라미술인협회(한라미협)가 손잡는 제주미술제가 올해부터 격년제로 열린다. 특히 제주문예회관, 예술공간 이아, 제주도립미술관 등 도내 공공 미술 인프라와 연계하면서 전시·토론·대담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주미협은 1일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정책 간담회 ‘제주미술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1일부터 5일까지 문예회관 전시실에서 가지는 77회 제주미협 회원전 <We on Fire>의 일환이다. 동시에 도내 미술 단체, 기관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의견을 나누자는 김준기 제주도립미술관장의 제안이 현실화된 첫 번째 사례다.

간담회는 강민석 제주미협 회장의 기조발언, 강민석·김수범 탐미협 회장, 이경모 예술공간 이아 센터장, 김준기 관장의 토론과 질의응답·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강민석 회장은 올해 12월로 앞둔 제주미술제가 ‘단순 전시’를 넘어선, 제주미술계의 다양한 고민을 살펴보는 의미 있는 실험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강 회장은 “근래 시각예술들의 창작에 있어서 다양한 지향점과 다원화된 환경에 의해 개인화되거나 소그룹화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동시에 단체 활동에 대한 태도 또한 급속도로 변하는 추세”라며 “이러한 변화 양상에 따른 민간단체의 실효성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시각예술가들의 연대로서 민간단체의 기능을 다시 고민하는 지점으로서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오늘 날 미술단체가 필요한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또 “제주미협, 탐미협, 한라미협 세 개 단체의 연합전시인 제주미술제는 올해 공동조직위원회를 통해 전시 기획과 운영을 협업한다. 문화예술재단 산하 예술공간 이아와 제주도립미술관이 제주미술제에 참여하는 새로운 시도가 더해지면서 지역미술의 체계적인 조망과 축적의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제주미술제의 보다 상세한 계획과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제주미술제는 문예회관 3개 전시실, 도립미술관, 예술공간 이아 세 개 공간에서 각기 다른 성격의 전시로 치러진다.

문예회관은 지역 미술작가들의 대규모 쇼케이스다. 도내 미술 디렉터, 큐레이터, 비엔날레 관계자, 콜렉터, 정책 관계자 등 미술계 인사들이 참석해 작가 정보를 공유한다.

도립미술관은 제주미술 아카이브의 중장기 설계와 방향을 고민한다. 예술공간 이아는 종합적인 성격의 쇼케이스와 아카이브가 융합된 기획 전시로 채워진다. 동시에 대담, 토론 자리도 병행하면서 전시를 보다 세세하게 살피고 정리해본다.

강 회장은 “제주미술제의 네 가지 이벤트는 각각의 도록으로 정리돼 격년으로 축적될 예정이다. 이러한 계획은 도립미술관 제주비엔날레의 국제성, 제주미술제의 지역성이 교차된 숙의를 통해 보다 지역미술이 성숙해지는 초석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한두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꾸준히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주미술제 역시 제주비엔날레처럼 격년제로 진행하면서 제주미술제는 지역성, 제주비엔날레는 국제성이란 개성을 각각 살려나가자는 뜻이다.

토론에서 이경모 센터장은 “제주 미술인들은 ‘제주’라는 문제의식을 다루는 것에서 나아가, 예술로 승화되는 가치와 더욱 치열한 과정이 동행돼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제주미술제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최근 미술단체들은 젊은 작가들을 최대한 가입시키기 위해 그들에게 어떤 담론, 혜택을 줄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센터장은 예술공간 이아가 진행하는 국제 레지던시 교환 프로그램, 보름에서 한 달까지 전시할 수 있는 이아 전시장을 함께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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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준기 관장, 이경모 센터장, 김수범 회장, 강민석 회장. ⓒ제주의소리

김준기 관장은 “제주미술제는 문예회관, 도립미술관, 예술공간 이아라는 축을 잘 잡아서 제주미술을 다루는 축제의 모양새를 갖췄다. 특히 전시를 쉬고 1년 동안 토론만 하면서 새로운 결과물을 도출하는 모습은, 타성대로 따라가지 않고 혁신을 추구하는 인상을 준다”며 제주미술제를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작가들이 뿔뿔이 흩어지지 않도록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있으려면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협회 역할도 중요하다”며 “제주미술제를 혁신하기 위한 고민처럼 작가들의 창작 여건, 경제적 구조 문제, 생산·향유·소비 문제를 문화예술재단, 도립미술관과 제주미협이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김수범 회장은 “미술제 행사를 위해 제주미협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탐미협도 느슨하지만 지속적인 연대로 제주미술이 발전하는데 이바지 하겠다”고 힘을 보탰다.

질의에서는 ▲제주작가와 제주로 들어오는 레지던시 작가들과의 교류 활성화 ▲단체 사무실 마련 ▲서귀포미협 운영 활성화 등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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