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간 양은 4월 3일부터 5월 5일까지 제주4.3 70주년을 맞아 다원예술 퍼포먼스 겸 전시 <섬:섬>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성북구청이 주최하고 성북문화재단, 예술협동조합 아트플러그, 문화공간 양이 주관한다. 김시율(작곡가, 피리연주자), 김윤규(안무가, 퍼포먼스), 정기엽(설치미술), 포이 앤 쏭(영상 설치) 등이 참여한다.
서울 성북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은 제주에서 일주일에서 길게는 두 달간 머무르면서 전시를 준비했다. 4.3에 대한 정보와 해석들을 수집하고, 각자가 이해한 방식으로 4.3을 퍼포먼스와 전시로 선보인다.
정기엽 작가는 유리오브제, 물, 안개, 사운드와 영상으로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그리움의 원형, 혹은 그 결핍에 대해 시적인 시각언어로 풀어낸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폐가 방 두 곳을 안개 가득히 혹은 물통을 매달아 놓는 설치미술 작품 <퍼붓는 침묵>을 선보인다.
오른쪽 ‘안개의 방’은 창 너머 삼다수로 쌓은 물 공급 장치를 통해 500리터 남짓한 육중한 물이 한 달 동안 안개로 소진된다. 왼쪽 방 역시 라벨이 떼어진 삼다수가 매달려있고 점점 찌그러지면서 물이 빨려 나간다.
작가는 “이곳에 제주의 상징인 삼다수로 탑을 쌓고 가습장치를 통해 안개로 날려 보내고자 한다. 안개란 물이 타고 남는 하얀 재이다. 불같은 역사의 소용돌이가 이 폐허에서 축축하게 내려앉기를 소망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작곡가 겸 피리연주가 김시율은 바이올린 연주자 장수현, 퍼커션 연주자 최소리와 함께 작업했다. 이들은 제주뿐만 아니라 남한 역시 섬이라는 인식으로, 두 개의 섬에 스며있는 다양한 서사와 이미지를 음악적적으로 풀어낸다.
트러스트 무용단(1995-2013)을 이끌었던 안무가 김윤규는 다른 안무가(서진욱, 문지영)와 함께 스러져 가는 제주의 옛 가옥을 누비며 땅과 몸의 생명력을 전한다.
문화공간 양은 “참여 아티스트들은 자기만의 방법으로 리서치, 필드워크, 레지던시를 진행했다”며 “4.3을 가까이에서 또 저만치 멀리서 들여다보며 몸에서 반응하는 것들, 잔상으로 남는 어떤 것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쏟아내고, 그 각자의 것들을 한데 모아 놓는다. 일반적인 실내 공간 프로시니엄 무대가 아닌, 제주 전통의 낡은 옛 가옥의 집과 길목 밭을 무대로 삼았다. 장소 자체가 갖고 있는 역사와 공간성을 토대로, 일정한 규격에서 벗어난 자율성이 증폭된 작품을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문의: 문화공간 양
064-755-2018
제주시 거로남6길 13
한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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