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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구성 20장 가운데 9장 새로 작성한 논문..."4.3은 제주공동체의 존립을 위한 항쟁" 규정

근현대사 연구자 박찬식 박사(제주학연구센터장)의 저서 《4․3과 제주역사》(도서출판 각)가 10년 만에 개정증보판으로 새롭게 나왔다. 

제주4․3 60주년이었던 2008년 발간한 《4․3과 제주역사》는 1999년 공개된 <군법회의 수형인명부>를 분석한 자료로, 각종 행형자료를 토대로 4.3 행방불명인의 실상을 추적해 온 저자의 연구 성과가 담겨있다.

판결문을 중심으로 1947년 3.1사건을 본격적으로 다룬 글이나, <6.25 탈옥수명부>를 처음 발굴해 목포형무소 재소자의 행방을 다룬 글은 4.3의 진상 규명이 완결되지 않았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번에 개정증보한 《4․3과 제주역사》는 2008년판에서 시의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삭제하는 대신, 10년간 저자가 축적한 4․3에 관한 새로운 연구 결과를 새롭게 수록했다. 총 20장 중 9장이 새롭게 작성한 논문들이다. 

우선, 지난 책에서 다루지 못해서 아쉬웠던 무장봉기와 인민유격대 관련 글을 추가했고, 형무소 4․3재소자 행방에 관한 글도 2편 보완했다. 나아가 한국전쟁 시기까지 시간을 넓힌 글 2편과 여순사건, 대만 2․28사건과 비교하는 글, 4․3사자(死者) 기억, 연구의 쟁점 관련 글도 새로 수록했다.

저자는 책 속에서 4.3의 역사적 의미를 크게 ▲저항과 순응 ▲공동체와 자존 ▲인권과 평화 ▲통일과 화합으로 정리했다. 이는 4.3의 역사적 의미가 매우 복합적이고 다층적임을 보여준다. 특히 4.3에 대한 규정은 ‘제주공동체의 존립을 위한 항쟁’으로 정리한다. 4.3을 제주 역사와 제주 민중의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뚜렷한 입장을 엿볼 수 있다.

출판사는 저자가 개정증보판을 내놓은 이유에 대해 “2008년 책이 처음부터 적은 부수의 한정판이었기 때문에 일찍 절판됐다. 그래서 책을 구하고자 하는 요구가 계속 있었다”며 “4.3은 이제 전공학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 독자들의 지적 욕망을 일으킬 정도로 대중화하는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척 고무적인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4․3과 제주역사》는 4.3을 중앙의 관점, 국가사의 시각에서 일방적으로 규정하는 데서 벗어나 역사의 저변을 이루는 지방의, 지역민중의 입장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자치론적 인식의 전환을 제시한다”고 소개한다. 

박찬식 박사는 1962년 제주에서 태어나 1996년 <한말 천주교회와 향촌사회>로 서강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무총리 소속 4․3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4․3연구소장,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 연구교수, 4․3평화재단 추가진상조사단장 등을 거쳐 현재 제주학연구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한국근대 천주교회와 향촌사회》(2007), 《4․3과 제주역사》(2018), 《4․3의 진실》(2010), 《1901년 제주민란 연구》(2013), 《제주민주화운동사》(공저, 2013) 등이 있다. 

764쪽, 4만8000원. 도서출판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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