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초부터 대한민국을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슈는 단연 ‘미투(me too)’다. 미투 운동의 본질이자 핵심은 ‘권력’으로 인한 부당한 성폭력의 고발이다. 그렇기에 미투는 오랫동안 쌓여온 한국 사회의 적폐를 해소하는 동력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제주지역 동네책방들이 합심해 미투 운동에 동참하는 ‘위드유(with you)’ 프로젝트에 나섰다. 책방들은 저마다 페미니즘 책을 한 권씩을 도민들에게 추천한다. <제주의소리>는 위드유, 나아가 미투에 공감하며 동네책방의 추천도서를 소개한다. 서평은 책방지기들이 정성껏 작성했다. 소개 순서는 가나다 순이다. [편집자 주]

[책으로 만나는 with you] (3) 동경앤책방 《82년생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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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192쪽, 민음사, 2016. 사진=교보문고 홈페이지.

82년생 김지영을 대하는 자세

김지영의 이야기를 들었던 책 밖의 나는, 책 속에서의 '나'인 정신과 의사가 아니다. 가령 내가 김지영보다 훨씬 더 일찍 기성이 된 (책 속의) 사람이라면 어른으로의 연민을 느끼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나더러 뭘 어쩌라는 거야'라는 식의 무력감과 짜증도 날 것이다. 또 내가 김지영 또래의 독자라면 시종일관 지속되는 공감으로 글줄에서 눈을 떼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안다.

김지영은 비극적인 어린 시절이나 성장기의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이 아니다. 소설적 요소라곤 없는 일상의 흔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포커스를 김지영이 여자라는 것에 맞춘다면 이야기는 시대를 짚는 역사성, 문제를 제기하는 웅변력, 사회를 탐색하게 하는 공공성,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위신(교과서적인 문구인 존엄성을 말한다), 계몽에의 갈망을 가슴 속 저 밑에서 걸어 올리듯 떠올리며 적어도, 책 속의 나인 정신과 의사가 ‘육아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여직원은 곤란한 법, 후임은 미혼으로’ 따위의 천편일류적인 의식의 답습만큼은 완전히 깨부수고자 하는 의지를 지니게 될 것이다.

사실 그러한 의식의 각성은 이 책을 막 읽은 독자가 할 수 있는 최초의 반응이 되어야 할 것이기도 하다.

멀쩡한 젊은 주부가 어느 날 난데없이 늙은 친정엄마로, 아기로, 대학선배로 빙의하듯 타인이 되어버리는 장면은 작가의 능력이 한 큐에 드러나는 절묘한 책략이다. 그 순간부터 읽는 사람은 책을 덮을 수 없게 되고 실이 풀리듯 술술 읽어 곧 결말에 이르게 되니, 말했다시피 별 거 없는 이야기가 분명한 초점으로 인해 긴박하지는 않지만 절실하고 갈급한 무언가를 품게 한다.

김지영은 지금 내 집에 있고 당신 집에도 있고 도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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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진 동경앤책방 대표. 사진=동경앤책방. ⓒ제주의소리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무심하게, 결코 되돌아 본 적 없이 밟고 지나온 시간 속의 그 여자 김지영이다. 한량없이 불쌍한 여자, 정성스레 대접해야 할 여자, 다시는 그리 되지 못하게 해야 할 여자 김지영이다.

지금 있으되 앞으로는 부디 없으면 하는 희망을 간절히 갖게 하지만 그 희망이 요원하기는 하다. 그러나 거침없고 적극적으로 의식을 개선하고, 실제적인 모색으로 종국의 실현을 이루어야 한다는 스스로의 다그침을 경험하게 하는 책이다.

결국 이 책은 이 모토를 염원하여 행동하고 모색하게 한다. 

'82년생 김지영이 이 땅에서 사라지는 그 날이여, 오라!' / 김효진 동경앤책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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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앤책방은?

2017년 제주도 애월 유수암리에서 '카페 동경 & 마리북샵' 상호로 카페의 샵인샵 형태로 오픈했습니다.

북샵의 책은 베스트셀러, 시집, 무라카미 하루키 3가지 주제의 책을 준비한 서점이었습니다. 개장 후 여러 사정에 의하여 6개월 만에 폐업하고, 올해 애월 하귀리에 ‘카페동경앤책방’이란 이름으로 다시 열었습니다.

30년 가까운 직장(은행)을 명퇴하고 1년 동안 제주 포함 여행 중에 제주 자연 환경에 반하여 이곳에서 커피와 책 장사를 하게되었습니다.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 대형 서점이 많이 있는 종로나 잠실에서 대부분의 직장 생활을 하며 대형서점에서 베스트셀러 도서 구입이 평소 나의 취미이기도 했습니다. 동네 작은 서점의 공간 문제와 재고관리 등을 고려하여 베스트셀러 위주로 작은 책방을 운영하자는 생각입니다.

보통 북카페를 이용해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보유한 책들이 색이 바래고 헌책이 되는 것을 보고 새책으로 북샵을 운영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새책을 판매하는 북샵으로 선택했습니다.

몇 개월 책방을 운영해 보니 방문하는 고객의 선호를 무시 할 수 없어 베스트셀러에서 스테디셀러로 책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추가하여 이슈가 되고 있는 페미니즘 관련 도서, 제주 지역 특성의 책들, 4.3 관련, 여행 관련 책들을 추가 하고 있습니다.

또 고객이 원하는 책을 주문하면 구비하여 판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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