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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국제불교청소년교환캠프(International Buddhist Youth Exchange Korea 2018)' 이틀째인 16일, 한라산 관음사를 찾은 참가자들이 대웅전에 참배하는 모습. 약 200여명의 세계 각국 참가자들은 이날 관음사의 창건 유래와 4.3격전지였던 관음사의 역사를 전해 들었다.  ⓒ제주의소리

2018 국제불교청소년교환캠프 이틀째 약천사·올레길·관음사·너븐숭이 차례로 방문  

지구촌 청년·청소년 불자들이 제주에서 평화와 상생을 기원했다. ‘제노사이드’ 역사의 현장이자 4.3 70주년을 맞은 제주에서 세계 곳곳의 갈등과 분쟁을 끝내고 지구촌 평화공동체를 간절히 발원하는 각국 불자들의 마음이 한데 모아졌다.  

세계불교청년우의회(World Fellowship Buddhist Youth, WFBY)가 주최하고 제주불교청년회(Jeju Youth Buddhist Association, K-JYBC)가 주관하는 '2018 국제불교청소년교환캠프(International Buddhist Youth Exchange Korea 2018)' 이틀째인 16일. 

전세계 참가자 200여명은 이날 새벽 5시부터 서귀포시 약천사 참배를 시작으로, 정방사, 무량정사 등 인근 사찰들과 정방폭포, 올레길 등을 둘러보며 아름다운 제주의 아침을 맞았다. 

지구촌 청년·청소년 불자들은 단일 법당으로는 동양 최대 규모로 알려진 약천사 대웅전의 위용과, 정방사에서의 차담, 무량정사의 오색등, 바다로 쏟아지는 정방폭포와 올레길의 아름다운 풍광에 흠뻑 빠져 연신 “뷰티풀”을 읊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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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국제불교청소년교환캠프(International Buddhist Youth Exchange Korea 2018)' 이틀째인 16일, 서귀포시 약천사를 찾은 캠프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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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국제불교청소년교환캠프(International Buddhist Youth Exchange Korea 2018)' 이틀째인 16일, 참가자들이 제주 무량정사의 오색등 아래서 사찰을 참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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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국제불교청소년교환캠프(International Buddhist Youth Exchange Korea 2018)' 이틀째인 16일, 서귀포시 정방사를 찾은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이후 참가자들은 관광버스 편으로 한라산 관음사로 향했다. 관음사는 제주불교 총본산과 같은 곳으로, 조선후기 제주에 약 200여년간 불교의 명맥이 끊겼다가 1908년 안봉려관 비구니 스님이 관음사를 창건하면서 제주불교 중흥의 산실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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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운 스님(한라산 관음사 주지, 조계종 23교구 본사)이 '2018 국제불교청소년교환캠프(International Buddhist Youth Exchange Korea 2018)' 이틀째인 16일, 관음사를 찾아온 캠프 참가자들에게 인삿말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특히 70년전 4.3사건 당시 한라산 관음사는 토벌대와 무장대 간 최대 격전지였던 곳으로, 숱한 생명들이 피를 흘리거나 주검이 돼야 했던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관음사를 참배한 각국 참가자들에게 허운 주지 스님은 “관음사는 명맥이 끊겼던 제주불교의 역사를 다시 중흥시킨 곳이면서 4.3 당시 최대 격전지로서 큰 상처를 입은 곳이기도 하다”며 “아픈 역사가 있었기에 지금은 평화의 소중함을 전하는 교훈의 장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허운 주지 스님은 “제주를 평화의 섬이라고 부른다. 지금 제주는 완성된 평화의 섬이 아니라 평화의 섬을 완성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중”으로 “관음사에서 평화의 진정한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일본, 태국, 미국, 말레이사, 인도, 대만,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 참가자들은 4.3사건 당시 제주도민들의 큰 희생과, 사찰이라는 공간에서 전투를 벌여야 했던 관음사의 아픈 역사를 전해들은 후 먹먹하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어보이면서도 ‘평화의 성지’가 될 것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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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국제불교청소년교환캠프(International Buddhist Youth Exchange Korea 2018)' 이틀째인 16일, 참가자들의 한라산 관음사의 창건 유래와 4.3당시 토벌대와 무장대 간 격전지였던 관음사의 아픈 역사를 듣고 있다. ⓒ제주의소리

미국에서 온 젊은 출가자 Thich An Minh 스님(32,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Dieu Phap Temple)은 관음사를 둘러본 후 “제주를 대표하는 한라산 관음사는 매우 아름다운 사찰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그토록 아픈 역사가 있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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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국제불교청소년교환캠프(International Buddhist Youth Exchange Korea 2018)' 에 참가한 미국인 Thich An Minh 스님(32,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Dieu Phap Temple) ⓒ제주의소리
베트남계 미국인인 Thich An Minh 스님은 “저도 부모님이 베트남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난민 출신이어서 전쟁이나 학살로 사랑하는 자신의 가족을 잃었을 때의 슬픔이 어떤 것인지를 누구보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비극의 역사인 4.3의 아픔을 슬픈 역사로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평화의 미래로 나아가는 교훈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참가자들은 관음사에서 마련한 사찰음식으로 점심 식사를 한 후, 오후 일정으로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북촌 너븐숭이 4.3기념관 등을 둘러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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