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비행장은 태평양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만들어졌다. 강제동원에 따른 도민들 피와 땀의 산물이었다. 4.3의 광풍 속에서 수백명이 총살돼 암매장되는 아픔도 겪었다. 한·일 항공협정 체결후 제주~오사카 항로가 신설되면서 1968년 제주비행장은 제주국제공항으로 승격된다. 늘어나는 관광객에 현재는 동남아를 연계하는 명실상부한 국내 관광허브 공항으로 성장했다. 올해로 국제공항 승격 50년을 맞는 제주국제공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창간14주년 기획-되돌아 본 제주국제공항 50년] ②쉴 틈없는 증축...여객 김포공항 추월

4.jpg
▲ 한국공항공사는 제주국제공항의 여객이 연간 3000만명에 육박하자 올해말까지 여객처리 능력을 2589만명에서 3175만명으로 확대하는 단기 인프라 확충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국제공항 진입로에 들어서자 커다란 크레인이 쉴 새 없이 건설자재를 실어 나르고 있었다. 주기장 증설과 여객청사 증축, 주차장 확장 등으로 공항의 모습은 계속 바뀌고 있다.

연간 항공기 운항편수는 16만대, 여객인원은 3000만명에 육박하면서 김포와 김해공항 여객 규모를 이미 뛰어넘어 국내 최대 공항으로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제주비행장의 첫 민간항공기 취항은 1946년의 일이다. 미 군정청에서 주한민군과 한국 민간인 항공수송을 위해 C-47항공기를 투입해 서울~광주~제주를 오가는 항로가 처음 등장했다.

1968년 제주국제공항으로 승격된 이후 이듬해 제주~대구 노선, 1970년에는 제주~목포, 1972년은 제주~전주 노선이 잇따라 개설하면서 제주공항은 7개 도시와의 하늘길을 모두 열었다.

대한항공공사가 대한항공(KAL)으로 민영화 된 직후인 1969년 YS-11여객기로 제주~부산~오사카를 오가는 노선이 개설되면서 제주공항은 국제공항으로서 위상과 기능을 갖추게 됐다.

▲ 한국공항공사는 제주공항 이용객이 늘자 1992년 여객청사를 증축한데 이어 1996년 공항 3층 출국장을 연결하는 고가도로를 확장했다. <한국공항공사 제공>
▲ 한국공항공사의 전신인 한국공항관리공단은 제주국제공항의 여객 수요가 크게 늘자 1992년 174억원을 투입해 여객청사를 증축했다. <한국공항공사 제공>
1970년대부터는 제주가 신혼여행의 성지로 떠올랐다. 수학여행 등 단체관광을 거쳐 일본 골프투어 등 관광객 증가의 여파로 제주공항은 확장에 확장을 거듭했다.

정부는 1978년 7월 558억원을 투입해 제주공항 활주로 확장 공사를 시작했다. 1981년에는 여객청사 신축공사에 나섰다. 초기 대합실 면적은 6114㎡, 계류장은 7만㎡ 규모였다

공항 관리는 맡은 한국공항관리공단(현 한국공항공사)은 밀려드는 여객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1992년 174억원을 들여 여객청사를 기존 3만1650㎡에서 4만6650㎡로 다시 넓혔다.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는 해를 거듭해 공사가 이뤄졌다. 2006년 311억원을 들여 제주공항 여객청사 동쪽에 1만2455㎡ 규모의 탑승동을 건설했다.

이마저 포화 상태에 이르자 2007년부터는 3422억원을 투입해 제주공항 확장공사를 또 시작했다. 여객청사 면적을 6만4458㎡로 확장하고 국제선 여객터미널도 2만5787㎡로 넓혔다.

공사는 현재도 진행중이다. 공항공사는 2016년 11월부터 사업비 2400억원을 투자해 2018년 11월까지 공항 부지와 시설을 확대하는 단기 인프라 확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3.jpg
▲ 1963년 제주비행장 연간 이용객은 9000명 수준이었다. 2010년에는 1500만명을 넘어 3년만인 2013년 2000만명까지 돌파했다. 2017년에는 2960만명으로 사상 첫 3000만명 기록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5.jpg
▲ 한국공항공사는 제주국제공항의 여객이 연간 3000만명에 육박하자 올해말까지 여객처리 능력을 2589만명에서 3175만명으로 확대하는 단기 인프라 확충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시설확충은 이용객 증가의 영향이다. 1963년 제주비행장 연간 이용객은 9000명 수준이었다. 1982년 100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1997년에는 300만명, 2003년은 1000만명을 넘어섰다.

2010년에는 1500만명을 넘어 3년만인 2013년 2000만명까지 돌파했다. 2017년에는 2960만명으로 사상 첫 3000만명 기록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정부는 2011년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을 확정하면서 제주공항의 여객 포화시점을 2025년 2233만명으로 정했다. 반면 9년 앞선 2014년 이용객은 2300만명을 이미 넘어섰다.

국토교통부가 2014년 진행한 제주 항공수요조사 연구용역에서는 제주공항 포화시점을 2018년으로 7년 앞당겼다. 포화 여객은 2830명이지만 이마저 2016년 이미 넘어섰다.

제주공항 이용객은 2013년 김포공항을 추월한 후 5년 연속 국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제주~김포 노선은 지난해 이용객이 1702만명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노선에 올랐다.

1.jpg
2.jpg
이용객 증가는 관광객 유치와 이주민 증가, 저비용항공사 등장이 영향을 미쳤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저비용항공사의 잇따른 등장으로 운항편수가 크게 늘었다.

연간 1400명에 이르는 관광객은 계절에 관계없이 제주를 찾고 있다. 매해 1000여명씩 제주로 이주하면서 고향을 오가는 정착민들의 항공기 이용도 횟수도 크게 증가했다.

이용객 증가로 인한 부작용도 나타났다. 현재 제주공항에 시간당 이·착륙할 수 있는 슬롯(SLOT)은 35회다. 이마저 최대치에 접근하며 1분43초마다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실정이다.

슬롯과 날씨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제주공항 운항 16만3678편 중 13.9%인 2만2652편이 지연운항했다. 이는 8대 중 1대 꼴로 전국 14개 공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공항공사는 올해말  제주공항 단기 인프라 확충 사업이 마무리 되면 연간 연객처리능력이  현재 2589만에서 3175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활주로 대기구역 2곳과 고속탈출 유도로 3곳, 주기장 7곳을 신설하고 계류장 4만5400㎡도 추가 확보해 연간 이·착륙 횟수를 기존 17만2000대에서 18만900대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