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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진흥원은 23일 제1회 창립(정기)이사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창립이사회 개최...원장 포함 당연-선임직 이사 11명에 방송 출신 3명

(재)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콘텐츠진흥원)이 창립이사회를 열고 정식 출범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러나 원장을 포함해 방송 경력자 다수가 이사에 선임되는 등 운영진 구성이 제주 영상-문화콘텐츠 산업이란 기관 취지에 부합하는지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다.

콘텐츠진흥원은 23일 옛 제주영상위원회 회의실에서 제1회 창립(정기)이사회를 개최했다. 임원은 모두 17명으로 당연직 이사 5명, 선임직 이사 10명, 감사 2명이다. 당연직 이사는 콘텐츠진흥원 정관에 따라 행정부지사, 콘텐츠진흥원장, 제주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 제주시·서귀포시 문화관광체육국장으로 정해졌다.

선임직 이사는 ▲고경대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고운진 제주아동문학협회 회장 ▲김동만 제주한라대 방송영상과 교수 ▲김성현 (사)제주영상문화연구원 이사 ▲부재호 한국예총 제주도연합회 회장 ▲송운규 제주도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안혜경 아트스페이스·씨 대표 ▲이진희 (주)아툰즈 대표 ▲한석도 내일제주연구소 이사장 ▲현경보 (주)빅디퍼 연구소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사진은 각 분야 별 전문가들이 포진돼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콘텐츠진흥원 성격과 밀접한 구성으로 보기에는 회의적이다.

무엇보다 방송 출신 인사가 세 명이나 포함된 것이 제일 눈에 띈다. 김영훈 원장(제주KBS) 뿐만 아니라 현경보 이사(SBS), 한석도 이사(제주MBC) 모두 방송계에 몸 담았던 인물이다. 선임직 이사가 10명인 점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비중은 아니다. 방송은 분명 문화 콘텐츠와 연관된 중요한 분야다. 그러나 원장까지 있는 상황에서 왜 방송 출신 이사를 두 명이나 추가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부재호 회장, 송운규 위원장은 각각 문화 단체 대표, 문화행정 조직의 대표이면서 연극계 출신이다. 김성현 이사는 음향업계에 종사했고, 고운진 회장은 문학, 안혜경 대표는 미술이다. 고경대 이사는 출판, 학계 쪽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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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진흥원의 첫 번째 정기 이사회 현장. ⓒ제주의소리

물론 이사들마다 가진 전문 분야를 살려 콘텐츠진흥원 운영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그에 반해 정관에도 적힌 ‘영상 문화 콘텐츠 산업’이란 기관 본래 취지에 비교적 가까운 인사는 턱 없이 부족하다. 애니메이션·만화·교육콘텐츠 기업을 운영하는 이진희 대표, 방송영상과 김동만 교수 정도다. 다양성에 치우진 나머지, 전문성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한국콘텐츠진흥원만 해도 지난해 말 임원 개편에서 비상임이사로 애니메이션스튜디오 대표사원, 미디어연구소 대표, KT미래융합사업추진실 직원, 한국게임학회 회장 등 문화 콘텐츠 분야에 밀접한 인사들로 채웠다.

이에 대해 제주도 문화정책과 문화산업담당 관계자는 “계량적으로 이사진 구성을 판단하는 건 무리다. 이사진은 조직 운영에 있어서 의견을 주는 역할이고, 실제 업무는 원장과 직원들이 맡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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