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관광객 살인사건과 관련해 용의자가 지난해 여름에도 해당 게스트하우스에서 여성 투숙객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용의자 한모(34)씨는 2017년 7월 제주시 구좌읍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술에 취한 여성 투숙객을 성폭행한 혐의로 2017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한씨는 올해 1월15일 법정에 출석해 검찰의 공소사실을 듣고 어제(12일) 2차 공판을 앞두고 있었다. 이날 공판은 피해여성이 직접 증인으로 참석해 대질심문 할 예정이었다.
결과적으로 한씨는 성폭행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도 해당 게스트하우스 운영 책임자로 일하면서 여성 투숙객들을 관리해 왔다.
재판 도중 같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다른 여성 투숙객을 상대로 범행에 나서면서 계획범죄에 대한 의심도 커지고 있다. 다만 살해된 여성에 대한 성범죄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발견 당시 피해 여성은 폐가 안쪽 방에 누워 있었다. 시신은 주변 물건 등으로 덮여 있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피해여성이 목 졸려 숨진 것으로 판단했다.
성범죄로 의심될 만한 정황도 일부 확인됐지만 경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꺼리고 있다.
경찰은 숨진 이씨가 7일 저녁 해당 게스트하우스에 묵으면서 투숙객들과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자리에는 관리인 한씨를 비롯해 투숙객 10여명이 함께했다.
이씨는 이날 한씨에 의해 살해 된 뒤 폐가에 유기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씨는 범행 직후 홀로 여행 온 이씨의 짐을 모두 치우고 피해여성이 대여한 렌터카까지 숨기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게스트하우스 인근에서 피해 여성이 타고 다니던 렌터카를 발견하고 현재 동부경찰서로 옮겨 지문 감식 등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이씨의 실종신고가 접수된 10일 오후 1시10분쯤 해당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용의자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한씨는 경찰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한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된 사실을 인지하고 이날 오후 8시30분 항공편을 이용해 유유히 제주를 빠져나갔다. 이날 오후 경기도 안양에서 한씨의 마지막 위치가 확인됐다.
피해 여성은 7일 오전 8시30분 울산에서 홀로 관광차 제주에 입도한 뒤 해당 게스트하우스에 투숙했다. 당초 9일 오후 5시30분 항공편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딸과의 연락이 끊기고 예정된 날짜에 돌아오지 않자 피해여성의 부모는 10일 오전 10시45분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하지만 이튿날 이씨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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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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