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00210.jpg
▲ 2018 평창동계올림픽 문화올림픽 총연출을 맡은 제주 출신 김태욱 씨. 사진=김태욱. ⓒ제주의소리
[인터뷰] 평창동계올림픽 ‘문화올림픽’ 총연출 김태욱 씨 "제주 자연과 제주 정서가 밑바탕"

전 세계인의 축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주 출신 김태욱(44)씨가 평창동계올림픽 ‘문화올림픽’ 총연출을 맡아 화제다.

문화올림픽은 본 올림픽과 연계해 평창, 강원도, 나아가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세계인들에게 선보이는 기회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문화올림픽에 대해 ‘올림픽 가치를 통해 개최국 및 세계의 사람들을 참여하게 만드는 다양한 문화, 엔터테인먼트, 축제, 체험 활동’이라고 규정한다.

올림픽 기간 전후로 평창 올림픽플라자와 강릉 올림픽파크 일대에는 ▲문화ICT관 ▲전통문화관 ▲경기 단체 응원장(메달플라자&라이브사이트) ▲3D홀로그램콘서트 ▲상설 퍼포먼스 공연장(오픈스테이지) ▲강릉아트센터 ▲공공미술조형물이 설치·운영되고 150여회 공연이 펼쳐진다. 올림픽 기간 전후로 강원도 전체가 문화도시로 탈바꿈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문화 예술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이런 문화올림픽을 책임지고 지휘하는 김 씨는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제주시 영평동 출생으로 제주교대부속초등학교, 제주중학교, 대기고등학교(8회)를 거쳐 제주대학교 해양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생 시절 고전음악감상 동아리 '칼리오페'에 몸담았고, 총학생회에서 학교 축제를 연출했다. 대학 4년은 공연·이벤트 분야에 대한 꿈을 키우는 시간이었다. 졸업 후 돈 30만원을 들고 무작정 서울로 갔고, 이후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에 들어가 공부를 이어가며 지금의 위치까지 왔다.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개·폐회식 총연출, 세계군인체육대회 개·폐회식 책임PD, 전국체육대회 개·폐회식 총감독, 국립극장 제야음악회 연출 등 굵직한 무대가 그의 손을 거쳤다.

쉴 틈 없는 일정 속에 그는 6일 <제주의소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을 보면 알겠지만, 올림픽이라는 거대한 행사는 단순 스포츠만이 아니라 개최도시, 나아가 개최국이 내세우는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이기도 하다”면서 문화올림픽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씨는 애초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연출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지난해 6월부터 문화올림픽 총연출을 맡았다. 문화올림픽 전체 규모를 고려하면 길어도 8개월뿐인 준비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는 “문화라는 단어 안에는 넓은 의미가 포함돼 있다. 최대한 많은 문화를 아울러야 문화올림픽이라는 취지에 잘 부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총연출로 맡아서 준비할 시간이 아쉬웠다. 문화체육관광부, 강원도, 평창군, 강릉시를 비롯한 이해 기관들 간의 조율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되돌아 봤다.

IMG_2057.JPG
▲ 2018 평창동계올림픽 문화올림픽 총연출을 맡은 제주 출신 김태욱 씨(가운데). 사진=김태욱. ⓒ제주의소리

그럼에도 문화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추석 연휴까지 반납하며 공들여 준비했고, 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이 오른다. 특히 본인이 직접 연출한 넌버벌퍼포먼스 공연 <천년향>은 향후 강원도에서 상설 공연까지 염두하는 작품이라 기대가 모아진다.

김 씨는 이번 평창 문화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제주 자연과 제주 정서가 큰 자산이 됐다고 말한다. “동해 바다, 울창한 숲 속, 경포 호수에 작품을 설치할 때도 모든 작업의 기반은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랐던 제주 자연이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에게 총연출 임명장을 받을 때도 ‘제주사람’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제주놈’이 강원도에서 올림픽을 알리는 중이다. 제주에서 보내는 응원이 소중한 자양분이 되고 있으니 이번 올림픽을 관심있게 지켜봐 달라. 현장에 직접 와서 분위기를 느낀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참관을 권유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