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해녀들의 모진 삶과 생애에 보답하려는 공직자의 마음가짐 
제주시 해양수산과 오수원

구전 속담 중에  「쉐로 못나난 여자로 낫주」 라는 말이 있다. 소로 태어나지 못해 여자로 태어났다는 고되고 힘든 생활을 견뎌야하는 해녀들의 한탄이 담긴 표현이다. 우리 어머니도 해녀였었다. 당시 당신의 일상은 오전 한나절은 밭일을 하고 오후에는 물 때에 맞춰 바다로 나가는 것이었다. 저녁 늦게서야 돌아오셔서 톳과 미역을 집마당에 널어놓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작년 11.30일 제주해녀문화 유내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필자에게 각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 또한 그러한 경험 때문일 것이다.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고 가난을 탈피하기 위해 힘겨운 일도 서슴치 않던 해녀들의 불굴의 의지와 성실함은 아직도 우리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가르쳐 준다.) 

최근 해양문명사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제주해녀문화의 지속적 전승과 해녀들의 안정적인 조업 및 생계유지를 위해 제주도정을 비롯한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특별지원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제주시에서도 해녀들의 공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본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수산자원 감소와 고령으로 인한 생활고를 조금이나마 돕기 위해 70세 이상 해녀들에게 매달 10∼20만원을 지급하는 고령해녀소득보전 지원사업, 해녀들의 안전과 건강관리를 위한 유색 해녀복 및 해녀진료비 지원사업(복권기금),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해녀탈의장 운영비 및 시설보수보강 지원사업, 신규 해녀 양성을 위한 한수풀 해녀학교 지원사업 등이 있다. 하지만 목숨을 걸고 위험한 물질을 해야 했던 과거 해녀들의 모진 삶에 비하면 이러한 지원사업들에도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현재 행정이 가장 고민해야 할 부분은 해녀들의 고령화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4,005명인 제주도 해녀 중 70세 이상이 전체의 57.3%라고 한다. 길게 잡아 정년을 80세로 가정해도 10년 후에는 해녀 수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 들것이다. 내년도 예산편성과 업무계획 작성 시기에 즈음하여 해녀 한분 한분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어 위와 같은 고민들을 수산정책에 담아내려는 마음가짐이 수산분야에 근무하는 공직자들의 기본자세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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