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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 고 송영옥 작가(사진) 기념전이 14일부터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사진=제주도립미술관. ⓒ제주의소리
故 송영옥 탄생 100주년 전시, 14일부터 내년 2월 25일까지 개최...15일 강연 겸 개막식 

재일한국인 1세대를 대표하는 제주 출신 고(故) 송영옥 화가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고향 제주에서 그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제주도립미술관은 14일부터 내년 2월 25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제주도립미술관 하정웅컬렉션 송영옥 탄생 100주년>전을 미술관 상설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제주도립·광주시립미술관이 함께 준비한 이번 전시는 1917년 제주시 조천 출생으로 화가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며 마련했다. 앞서 지난 7월 6일부터 9월 17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전시를 개최했으며, 이번에도 당시 소개했던 회화 50여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주 전시는 2013년 8개 시·도립미술관 순회전 이후 4년 만이다.  

화가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이주, 정착해 일관된 주제의식과 독창적 작품세계를 인정받으면서 재일한국인 1세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평가받는다. 소학교 4학년이었던 1926년, 측량기사인 부친을 찾아 오사카로 건너갔고 일본에서 평생을 살다가 1999년 도쿄에서 눈을 감았다.

오사카시전 가작상(大阪美術市展 佳作賞) 수상(1943), 간사이(関西)종합미술전 시장상 수상(1947), 미술제전 도쿄(東京)전 초대 출품(1975~77), 자유미술협회전 평화상 수상(1990) 등 현대 일본 화단에서도 송 화가는 자신만의 그림으로 실력을 인정 받았다.

현지에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계로 분류되었지만 그는 남한, 북한, 일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경계인이었다. 자신의 뿌리를 증명하기 힘든 현실과 가난, 차별, 소외, 냉대 등 갖은 고난 속에서 송 화가는 특유의 리얼리즘을 장착했다.

디아스포라(Diaspora)의 경험과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화가의 작품에는 특유의 암울함, 음울함, 차가움이 깔려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경계인’으로서의 실존적 고민을 비롯해 인간소외, 김대중 납치사건, 베트남전쟁, 히로시마 원폭문제, 5.18광주민주화운동, 인권 유린 등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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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옥의 작품 <갈림(귀국선)-Separation-ship return home>, 1969,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하정웅컬렉션. 제공=광주시립미술관.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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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옥의 작품 <정상의 돔(Dome-Shaped Summit)>, 1970,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하정웅컬렉션. 제공=광주시립미술관.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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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옥의 작품 <슬픈자화상(A Sad Self-Portrait)>, 1973,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하정웅컬렉션. 제공=광주시립미술관.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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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옥의 작품 <절규(Screaming)>, 1974,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하정웅컬렉션. 제공=광주시립미술관.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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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옥의 작품 <개(Dog)>, 1987,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하정웅컬렉션. 제공=광주시립미술관. ⓒ제주의소리

김희랑 광주시립미술관 부관장은 앞선 광주 전시 서문에서 “송 화가의 예술은 ‘상처 받은 자의 절규’다. 그의 작품은 일제 강점기와 남북 분단의 틈바구니 속에서 재일 디아스포라로서 받았던 고통과 상처에 절규하는 작가 자신의 자화상이자 우리 민족의 자화상”이라고 소개했다.

제주 전시를 기념해 15일 오후 2시부터 미술관 강당에서는 송영옥 예술세계를 살펴보는 강연이 열린다. 김복기 아트인컬쳐 대표를 초청해 <송영옥과 디아스포라 미술>을 주제로 진행한다. 개막식은 당일 오후 4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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