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찬바람이 초겨울을 실감케 합니다. 한라산 자락에 내린 눈은 춥다는 생각보다는 따뜻하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며칠 전 비서실에 SNS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나는 장래에 환경미화원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제주를 아름답게 하겠습니다”라고 ○○초등학교 1년생의 귀여운 그림을 부모가 자랑스럽게 보내온 것입니다. 아마 몇 년 전 만해도 아이들의 꿈이 환경미화원이라면 반가워하지 않았을 텐데, 대견스럽게 자랑하는 부모님도 훌륭하거니와 우리 생활 속에 ‘환경이야기’가 화두가 되고 있음에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낍니다.

제주시장 임명 의회 청문회시에 꼭 하고 싶은 일이 무어냐는 질문에 저는 ‘깨끗한 환경 속에 제주다운 문화를 담아내보고 싶다’고 심정을 밝히며, ‘환경과 교통문제’를 잘 풀어내 보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그래서 청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게 되었습니다. 

시행초기 100인 아젠다 선택 시민 모임의 활발한 활동, 다양한 설명회 등을 개최하였습니다. 재활용 요일별 배출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질책과 조언이 줄을 이었고, 뼈아픈 이야기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 원성이 저를 임명한 원희룡 도지사께 까지 미치게 한 점에 대해 저는 매우 곤혹스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기필코 이 일을 완성시켜야 한다는 격려의 목소리와 적극적인 실천도 있었습니다. 

읍면동 부녀회장님과 회원님들 그리고 이·통장, 주민자치위원, 새마을지도자, 바르게살기운동위원, 복지단체, 환경단체, 연합청년회, 노인회 등등에서는 매일 밤마다 클린하우스 점검에 나섰고, 따뜻한 커피를 클린하우스 지킴이에게 나누었습니다.

존경하는 원희룡 지사님께서는 직접 총괄 토론을 주재하시고, 하나하나 챙기면서 힘을 실어주셨고, ‘도민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하며 백방으로 뛰어 다니기도 했습니다. 

각 종교계에서도 든든한 지원군이 돼주었습니다. 가톨릭에서는 강우일 주교님이 ‘사제·수도자 연수회’에서 설명할 수 있도록 해주셨고, 천주교 제주교구 2017년 사목교서를 ‘생태적 회개의 삶을 사는 소공동체’로 두기도 하셨습니다. 저 또한 제주시 성당 대부분을 찾아다니며 적극적인 실천을 당부하였습니다. 기독교에서도 조찬기도회 및 다양한 목회 활동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루어 주셨습니다. 불교계에서는 불교연합회의 공동과제로 채택해 각 종단별로 실천하기로 하였으며, 원불교에서는 아주 강력하게 손수 실천하는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각 종교지도자 및 신도·신자 여러분에게 마음 깊이 고마운 말씀을 드립니다. 

각계각층의 노력 속에서 많은 시민들이 참여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제주시 어린이집연합회 부복자 회장님을 중심으로 한 420여개 어린이집 원장님들도 원아들과 학부모님들께 제도의 설명과  계도 등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하여 큰 힘이 돼주었습니다.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 시행 1년. 매년 16%씩 증가하던 소각·매립쓰레기는 13% 감소하는 지표를 보이며, 매립량은 더 크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체감 감량은 29%포인트 이상이 될 것이라 예측합니다. 재활용 비율의 경우 월별로 들쭉날쭉 하지만 제도시행 전 49%였던 것이 지금은 59~60%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청과 읍면 민원실에 비치해 방문민원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시민 85%가 도시가 깨끗해지고, 분리배출이 잘되며, 환경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좀 더 개선이 필요하다는 15%는 배출제의 완성을 위한 균형추라 생각하고 시민불편을 더 줄이는 채찍으로 삼고자 합니다.

시장 취임 시, 쓰레기는 50% 감량시키고 재활용품은 70% 증가시키겠다고 목표를 정했습니다. 

아직 목표 달성이 요원하기만 합니다만, 현명하신 시민여러분께서 지속적으로 동참하여 주신다면, 앞으로 6개월 후, 시장 임기를 마치는 즈음에는 목표치에 도달할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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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경실 제주시장. 사진=제주시. ⓒ제주의소리
화산송이 위에서 삶의 터전을 꾸린 우리는 얼마 전 축산 폐수가 숨골로 버려지는 최악의 사태에 분노하였습니다. 우리의 탐욕으로 금방 오염되고 무너져 버릴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 살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돌아보아야 합니다. 환경을 가꾸고 지키는 일에는 ‘너 나 없이 함께 모다들어야 한다’는 게 저의 지론입니다. 

저의 미력한 힘이나마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과 함께 분골쇄신의 실천으로 보답해나가고자 합니다.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동참해주신 사랑하고 존경하는 49만 제주시민과 공직자 여러분. 클린하우스 지킴이 여러분. 감사합니다. / 제주시장 고경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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