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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에 달하는 제주 전국표준단독주택가격 상승률.

지급액 35억, 지급률 13.6%P '뚝', 학생도 직원도 '한숨'...부동산 급등 따른 소득분위 변동? 

"아무리 부동산이 폭등했다지만, 한 순간에 이럴 수도 있나요?" "그렇다고 부모님 소득이 는 것도 아니잖아요"

최근 제주대학교 직원들과 학생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나오는 푸념이다. 하루아침에 국가장학금 수혜자가 급감한데 따른 것이다. 현재로선 부동산 가격 상승이 소득분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두 집단 사이에 푸념의 '결'은 다르다. 직원들은 장학금 지급률이 뚝 떨어진 것에 대한 염려가 크다. 이러한 통계가 자칫 대학의 대외 이미지와 정부의 예산지원 규모 등에 악재가 되지 않을까 조바심을 내고 있다. 

학생들에겐 말그대로 '직격탄'이다. 일부 학생들은 학비를 벌기 위해 잠시 학업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제주대 학생들의 국가장학금 수혜율과 액수가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7일 파악됐다. 지금으로선 부동산 가격 상승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국가장학금은 가계 소득 분위에 따라 차별화된다. 소득분위는 1~10분위로 나뉜다. 분위가 높을수록 가계 수입이 많다는 의미다. 2012년까지 1~3분위 가계에만 주어지던 국가장학금은 2013년부터 7분위까지 대상자가 확대됐다.

분위는 매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하는 기준중위소득으로 산출된다. 기준중위소득은 급여 기준 등 활용을 위해 중앙생활보장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고시되는 국민 가구소득 평균값이다.

올해 기준중위소득은 446만7380원. 7분위는 804만1284원(기준중위소득의 180%)이다. 소득에는 부동산 등도 포함된다.

<제주의소리> 취재 결과 올해 제주대 학생들의 장학금 수혜율은 57.4%. 여기에는 국가장학금(교외) 뿐만 아니라 교내 장학금도 포함됐다. 지난해는 71%에 달했다. 한해 13.6%포인트나 빠진 것이다. 

액수도 크게 줄어들었다. 

제주대 학생들이 받은 국가장학금은 2015학년도 187억6699만1000원, 2016년 189억3549만4000원이었지만, 올해는 11월30일 기준 154억1735만2000원으로, 전년보다 35억원 이상 감소했다.

그렇다고 장학금 지급 감소를 학령인구 감소 탓으로 보기는 힘들다. 

2016년 제주대 재학생은 9978명으로, 2015년 1만149명보다 171명이 줄었지만, 국가장학금 전체 지급액은 오히려 2억원 가량 늘었다. 올해 재학생수(9861명)는 지난해보다 117명 밖에 줄지 않았다. 

소득 1~2분위 학생들에게는 1학기 최대 260만원의 국가장학금이 주어진다.

제주대 등록금은 한 학기 200만원 안팎. 제주대의 경우 1~3분위 학생들은 사실상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는 셈이다.

올해 줄어든 학생수 117명 모두를 소득 3분위라고 쳐도, 산술적으로는 국가장학금이 3억원 정도만 줄어야 한다. 

올해 장학금이 총 35억여원이나 빠진 것은 소득 분위가 높아진게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소득 분위 상승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외에 가계 소득이 눈에띄게 높아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로 최근 1년 동안 제주지역 임금이 올랐다는 통계는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 부동산 가격 상승 소식은 더이상 '뉴스'가 아니다. 

아니나다를까 부동산 개별공시지가와 개별주택가격, 공동주택가격 등이 20%가까이 오르면서 제주도가 거둬들이는 재산세가 크게 늘었다.

최근 제주도가 징수한 재산세는 2014년 840억원, 2015년 935억원, 2016년 1103억원, 올해는 1332억원이다. 올해 특히 많이 늘었다.

이와 관련 제주대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국가장학금 수혜자가 약 500명 줄어들었다. 지급액도 전체적으로 크게 감소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 말고는 다른 원인을 찾기 힘들다”며 "그동안 장학금 지급률이 매년 증가추세였는데 올해 뚝 떨어지게돼 은근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가장학금을 지원받아 학비에 보탰으나 올해 탈락했다는 한 학생은 "남은 학비를 마련하느라 아르바이트를 해왔는데, 앞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나 더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최근 제주도의회에서도 제주 땅값 상승으로 인한 기초연금 수급 감소가 쟁점으로 대두됐다.  

도의회가 제주도로부터 제출받은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제주의 가구소득(통계청 자료기준)은 2015년 4066만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꼴찌였다.

그럼에도 기초연금 수급률은 2016년 12월 기준 62.7%로, △서울 52.5% △경기 59.4% △세종 59.4% △울산 62.5%에 이어 5번째로 낮았다. 

이는 전국 평균 65.4%보다 2.7%p 낮다. 수급률이 가장 높은 전남(81.2%)과는 무려 18.5%p나 차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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