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아카데미] 조용 경기기계공고 교장, '4차 산업혁명' 새로운 인재상은?

한국 학생들은 똑똑하다. 어렸을 적부터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밴 덕분인지 수리, 언어, 수학, 읽기 등의 능력은 전세계적으로도 손가락에 꼽힐 만 하다. 

그러나, 창의력, 문제해결, 의사소통, 자기관리, 시민의식, 대인관계, 진로개발 등으로 점수를 매긴다면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 아이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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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노형중학교에서 열린 '나침반 교실: 2017 부모아카데미'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조용 경기기계공업고등학교 교장. ⓒ 제주의소리

1일 오후 3시 30분 제주시 노형중학교에서 열린 '나침반 교실 : 2017 부모아카데미'. 경기기계공업고등학교 조용 교장은 '주입식 교육'에서 쉽게 탈피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공교육을 우려했다.

서울교육연수원장, 서울시교육청 진로직업교육과장을 지내고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연구관으로 재임했던 조 교장은 '4차 산업혁명'이 실현되는 미래사회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가장 우선시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세상 속에서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능력은 단순 지식의 양이 아닌 학습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제언이다.

조 교장은 "학교 공부라는 것이 분석과 논리능력에 치우친다. 학력에만 치우치고 미래의 핵심역량은 소홀히 하고 있다"며 "정말 성공하려면 반짝이는 기지, 적응력, 응용력, 현실감각, 대인관계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예로 프랑스와 영국 등의 선진국에서 채용하고 있는 A레벨(Advanced Level)의 사례를 꺼냈다. A레벨은 상급 학교로 진학하기 위한 테스트로, 우리나라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격이지만, 그 방식은 판이하게 다르다.

조 교장은 "'삼국통일이 몇 년도에 이뤄졌는가' 하는 문제는 닫힌 질문이고,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은 '삼국통일 당시에 신라의 장수는 누가 있는가'하는 답이 여러개인 질문이다. 하지만, 열린 문제는 '만약 신라가 아닌 고구려에 의해 삼국통일이 이뤄졌다면 어땠을까'로 던져진다. A레벨이 이와 같은 사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평가가 주관적일 수 있지만, 프랑스는 문제를 출제하는 교사를 믿고 이 같은 방식으로 테스트를 진행한다. 오히려 '누구는 운 좋게 외우고, 누구는 외우지 못한 시험문제가 객관적이냐'라며 반론을 편다"며 "우리나라도 수능 제도가 변해야 한다.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키워내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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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노형중학교에서 열린 '나침반 교실: 2017 부모아카데미'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조용 경기기계공업고등학교 교장. ⓒ 제주의소리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교육환경이 더욱 시급하게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전한 자율주행차로 인해 오히려 사람이 운전할 수 없고, 편의점이 드론으로 통째로 날아오고, 집을 지을 때도 3D프린터가 짓는 일들이 우리가 죽기 전에 일어날 일들이다. 지금 초등학생의 60%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일자리를 가질 것이고, 신규 직업이 요구하는 전문성은 이전과 크게 다를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학습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조 교장은 '한국 학생들은 하루 10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 필요하지 않을 지식을 배우기 위해, 그리고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을 위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발언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미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능력으로 '4C'를 소개했다. 비판적 사고력(Critical thinking), 창의력(Creative), 의사소통기술(Communication), 협업(Collaborate) 등 네가지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조 교장은 "제대로 올바른 방법으로 공부해야 한다. 앞으로의 공부란 복잡한 것을 간단히 압축하고 문제의 핵심을 짚어내는 '추상력'과 작은 것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는 '상상력'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는게 많고, 아이큐가 높고, 끈기 있고, 손재주가 있고, 말 잘 듣고, 눈치가 있는 인력은 '구시대'의 모델일 뿐, 이제는 배울줄 알고, 창의력 있고, 순발력 있고, 스스로 알아서 하고, 안목이 높은 '새시대'의 인력모델이 새롭게 제시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조 교장은 "이미 20년 전인 1997년부터 바뀌었어야 했는데 너무 늦었다. 옛날 어렵게 살던 시절에는 구시대의 모델인력이 효율적이고 시대상에 맞았을 것이지만,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치고 나가려면 인력모델도 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부모아카데미는 제주도교육청(이석문 교육감)이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한다. 모든 강좌는 무료이며, <제주의소리> 홈페이지(www.jejusori.net) 소리TV에서 생중계된다. 소리TV를 와 제주도교육청 학부모지원센터 홈페이지(hakbumo.jje.go.kr)에서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부모아카데미 일정과 관련 내용은 네이버 밴드 ‘부모아카데미<나침반교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밴드에 강연 후기나 관련 의견을 제시한 부모들에게는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이 주어진다.

참가신청·문의 = 부모아카데미 사무국(제주의소리) 064-711-7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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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노형중학교에서 열린 '나침반 교실: 2017 부모아카데미'.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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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노형중학교에서 열린 '나침반 교실: 2017 부모아카데미'.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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