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실 제주시장에 공개면담 요청...“축제 앞두고 번복 행정 자체가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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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제주퀴어문화축제 기자회견. ⓒ 제주의소리

제주시가 제주퀴어문화축제 장소 사용 승낙을 번복한 데 대해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축제 조직위와 지지자들이 고경실 제주시장에 공개면담을 요청했다.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20일 오전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산공원 사용 승낙을 내줬다 철회한 제주시를 비판하면서 고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김기홍 축제 조직위원장은 “종교적, 개인적 판단을 근거로 성소수자들을 혐오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행동”이라며 “혐오세력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인 제주시는 ‘축제 참가자들을 통제해야 해야한다’는 반민주적이고 초헌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주온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시대착오적인 당국의 판단이 청정제주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며 “제주는 모두의 것이고, 여기에는 소수자들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제주인권위원회 위원장인 임문철 신부는 “교회 내에서 (성소수자)관련 논쟁이 있을 때 교황은 ‘당신이 어떻게 돌을 던지냐’고 반문했다”며 “이는 (성소수자에게)돌을 던져서는 안되고 누군가 돌을 던질 때 함께 맞아줘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성소수자들의 축제할 수 있는 권리도 보장받아야 한다”며 “이분들의 권리가 인정될 수 있도록 함께 싸울 것”이라고 연대 의사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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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제주퀴어문화축제 기자회견. 제주인권위원회 위원장인 임문철 신부가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 제주의소리

축제 조직위는 축제장 사용승낙 철회의 근거가 된 제주시 민원조정위원회의 결정과 관련해 “승낙을 내준 뒤 한참 뒤, 축제를 앞두고야 조정위를 개최한 것 자체가 폭력”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축제 조직위는 오는 10월 28일 신산공원을 행사장으로 쓰겠다는 사용 협조 요청을 지난 달 27일 제주시에 전달했고, 제주시는 그 다음 날 이를 승낙한다고 답신했다.

이후 제주시는 반대 민원이 접수되자 지난 17일 민원조정위원회를 열고 승낙 철회로 결론을 내렸고, 이 권고를 받아들인 해당 부서는 이튿날 최종 철회 결정을 내렸다.

제주시는 승낙 철회 사유로 미풍양속, 도민정서, 주최 단체의 역량 부족 등을 제시했다. 축제 조직위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28일 신산공원에서 축제를 강행하기로 했다.

이 축제에는 제주지역을 중심으로 37개 단체와 1321명이 지지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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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제주퀴어문화축제 기자회견.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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