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사] 강매, 강제동원 논란...“무리한 사업 유치 지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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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가 서귀포시를 상대로 진행한 행정사무감사. ⓒ 제주의소리

지난 5월 제주에서 치러진 FIFA U-20 월드컵이 공무원 대거 동원, 과도한 혈세 투입 논란으로 ‘건질 게 없는 대회를 유치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월드컵경기장이라는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수십억원의 세금만 들어가고 효과는 미미했다는 비판이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위원장 김희현)가 19일 서귀포시를 상대로 진행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나온 지적들이다.

2017 FIFA U-20 월드컵은 지난 5월 20일부터 6월 11일까지 제주를 비롯해 수원, 인천, 대전, 천안, 전주 등 국내 6개 도시에서 개최됐다. 제주지역에서는 5월 21일부터 31일까지 네 경기가 열렸다.

제주에서는 입장권이 3만2916장 판매돼 2억6800만원의 수익을 얻었는데, 4억원이 넘어야 수익금을 개최도시에 배분한다는 사전협약을 충족하지 못해 수익금을 받지 못한 점이 이 날 도마에 올랐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김동욱 의원(외도·이호·도두, 바른정당)은 “3만여개의 입장권이 판매됐는데 정작 경기장 관람객 수는 1만5500여명이었다”며 “돈 주고 샀는데 50%도 안 간 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강매한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입장권을 많이 팔지 못해 수익금을 배분받지 못한 점을 두고서는 “예산 83억원을 투입했는데 남은 게 거의 없다”며 “혈세를 투입하면서 하나도 건지는 게 없는 사업은 지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재웅 서귀포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장래를 대비해 경기장 시설보수하는 예산이 투입된 것”이라며 “타 시도 입장권 판매 대비 관람객 수도 50% 수준이었다”고 답변했지만, 김 의원은 “다른 지역이 그렇다고 해서 안주할 게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선화 의원(삼도1·2·오라, 바른정당)은 “전 부서에 도지사 당부사항으로 관람협조 공문이 나갔고, 여기에는 ‘공직자 및 가족이 솔선수범해달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며 “공무원 가족이 무슨 죄냐”고 공세를 가했다.

이어 “각 부서 현원 중 30%를 동원하는 내용도 있었다”며 “이런 식의 인원동원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인프라를 살리기 위한 차원이라는 점은 이해가 되지만 정책의 세밀함이 부족했다”며 “국제적 네트워크 노력, 제주지역 메리트를 살린 세밀한 모객 정책, 축구 붐 활용 등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이에 김 국장은 “공무원 동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개선하도록 하겠다” 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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