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아카데미] 허순영 제주도서관친구들 회장 "완성된 문장을 읽게 해야"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읽었을법한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1그룹에는 소나기 관련 동영상을 보여주고, 2그룹에는 소나기 책을 읽게 한 뒤 기억에 남는 장면을 그림으로 그리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동영상을 본 1그룹 아이들의 그림은 대부분 비슷했다. 하지만, 책을 읽은 2그룹 아이들의 그림은 세세한 부분이 묘사됐고, 장면도 서로 달랐다. 책을 읽은 아이들의 상상력이 더 풍부했다는 단적인 예다.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책읽기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특히 어린 시절 책읽기는 정서적 안정에 큰 도움을 주고, 뇌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때 속독학원이 유행처럼 생겨나기도 했지만, 서서히 모습을 감추고 있다. 허순영 제주도서관친구들 회장은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천천히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교육청(이석문 교육감)이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하는 ‘나침반 교실 : 2017 부모아카데미’가 오는 13일(금) 오전 10시 제주시 한라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열렸다.
저서로는 ‘순천기적의도서관 10년의 이야기’, ‘책 읽어주기의 매력’ 등이 있다. 또 논문으로는 ‘동물매개치료를 통한 독서부진 아동의 자아 존중감 및 독서증진 효과에 관한 연구’가 있다.
그는 ‘책, 이렇게 읽읍시다-천천히 읽기, 깊이 읽기’를 주제로 올바른 책읽기 방법을 소개했다.
학습은 입수(입력)-정리(분류)-표출(출력) 3단계를 거친다. 지식 등을 표출할 수 있을 때 진정한 학습이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허 회장은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을 시작으로 학원, 학습지 교육 등이 1단계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아이들에게 책읽기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아이들이 책 읽기를 싫어하는 이유가 된다. 부모가 읽으라고, 또 독후감을 쓰라고 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잔소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시켰기 때문에, 독후감을 쓰기 위해 눈으로 훑는 형태의 책 읽기로는 뇌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허 회장은 “사실 책읽기의 중요성은 가타부타 할 필요도 없다. 모두가 알고 있는 그대로다. 발달 단계상 아이가 14살이 될 때까지 부모가 책을 읽어주면 정서적으로 도움 된다. 부모 목소리로 들려오는 이야기는 아이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천천히 곱씹으며 읽는 것이 중요하다. 문장이 오롯이 완성된 책이어야 한다. 만화책처럼 문장이 완성되지 않은 책은 큰 도움 안된다. 완성된 문장이라면 그림책도 괜찮다. 우리 아이들이 꾸준히 책 읽는 ‘평생 독자’로 키워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허 회장은 강연을 마치고, 직접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 등을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2017 부모아카데미' 모든 강좌는 무료이며, <제주의소리> 홈페이지( www.jejusori.net ) 소리TV에서 생중계된다.
바쁜 일정으로 강연장을 찾지 못한 부모는 소리TV를 비롯해 제주도교육청 학부모지원센터 홈페이지( http://hakbumo.jje.go.kr )에서도 ‘다시보기’할 수 있다.
부모아카데미 일정과 관련 내용은 네이버 밴드 ‘부모아카데미<나침반교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강연 후기나 관련 의견을 제시한 부모들에게는 추첨을 거쳐 소정의 상품이 주어진다. 상품은 부모아카데미 취지에 공감한 카멜리아힐과 플레이 케이팝 등 도내 유명 관광지에서 지원한 관광지 입장권이다.
다음 강연은 오는 20일 오전 10시 제주벤처마루 10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강연자는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 대치동에서 ‘박보살’로 이름을 날렸던 박재원 아름다운배움 부설 행복한공부연구소 소장이다.
박 소장은 ‘아이는 몰입하고 부모는 행복한 진로와 진학(부모가 꼭 알아야할 대학입시의 변화)’를 주제로 우리나라 대학입시의 씁쓸한 뒷면을 통해 아이와 부모 모두가 행복한 진로를 꿈꿀 수 있도록 조언할 예정이다.
참가 신청 문의 = 부모아카데미 사무국(제주의소리) 064-711-7021.
이동건 기자
dg@jejuso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