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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가 받은 농성 천막 철거 계고장. 제주시장 직인이 찍혀있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반대위)가 제2공항 추진의 절차적 타당성 확보를 요구하며 농성천막을 설치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천막 철거를 요구하는 계고장을 보냈다.

이에대해 반대위는 원희룡 도정의 '불통행정'을 주장하며 절차적 투명성을 거듭 요구했다.  

앞서 도내 1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도민행동)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9월 21~22일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제주공항 확장'이 33.6%로 '성산읍 부지 제2공항 신설' 24.4% 보다 9.2%p 높게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제주도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9월 24~25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2공항 추진 찬성 63.7%, 반대 2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불과 며칠새 여론조사 결과가 극명하게 달라졌다. 

제주도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9월 27일 "도민 대다수가 제2공항 개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제2공항 조기 추진을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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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로 단식 3일차에 접어든 성산읍 반대 대책위 김경배 부위원장.
이에 반발한 제2공항 반대위는 10월 10일 “제주도가 자신들이 유리한 쪽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며 강력 투쟁을 선언하고, 도청 맞은편에 농성 천막을 설치했다. 반대위 김경배 부위원장은 이곳에서 10일부터 12일까지 3일째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계고장은 제주시장 명의로 천막 설치 다음날(11일) 날아들었다.  

오는 17일 오후 6시까지 천막을 철거하지 않을 경우 강제 철거하겠다는 내용이다.  도로를 불법 점용해 보행·교통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이유를 달았다.

이에 반대위는 12일 성명을 내고 “보행에 방해되지 않게 인도 안쪽으로 천막을 설치했다"며 "(계고장은)대책위를 겁주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많은 실향민 사태가 발생하는 사업임에도 지역주민들의 반대를 지역이기주의로 매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는 제2공항 추진 전제로 절차적 투명성을 강조했지만, 도정이 지키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도정은 국토교통부에 공문을 보내 제2공항의 조속한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위는 “농성 천막을 방문하지도 않은 원 지사가 계고장을 보냈다. 주민들의 요구를 듣지도 않고 있다. 원 도정은 불통독재행정이며, 청산해야할 적폐세력이다. 천막이 찢기며 강제로 내쫓겨도 도청 앞에 계속 천막을 칠 것”이라고 지속 투쟁을 예고했다.

강원보 반대위위원장은 기자와 만나 “우리는 절차적 투명성을 원한다. 진행중인 절차를 잠시 중단해 그동안 제기된 의혹만이라도 해명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약속만 있어도 천막을 자진 철거할 수도 있다. 그런 약속 없이 천막을 철거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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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산읍 반대 대책위가 제주도청 맞은편 인도에 설치한 농성천막. 반대위는 통행에 큰 불편을 주지 않게 설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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