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온라인 책방 '베스트셀러' 상위권 기염...“높아진 정치의식 반영, 독자에게 용기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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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24일 11:12] 1970~80년대, 자신의 젊은 시절을 돌아본 서명숙 (사)제주올레 이사장의 자전 에세이 《영초언니》(문학동네)가 벌써 7쇄를 돌파하는 등 서점가에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 5월 18일 출간한 《영초언니》는 현재 대다수의 온라인 서점에서 단 한달만에 판매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23일 기준 교보문고의 시·에세이 부문은 4위까지 상승했다. 국내도서 전체 순위도 15위에 올랐다. yes24와 알라딘에서는 각각 문학 부문 7위, 에세이 부문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인기는 책 발간 한달만에 7쇄를 돌파해 약 2만부를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책을 펴낸 출판사 '문학동네' 관계자는 “서명숙 이사장이 펴낸《영초언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저자가 진솔하게 쓴 격동의 시대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 

《영초언니》는 1976년 고려대학교 교육학과에 입학한 ‘여대생 서명숙’으로 돌아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같은 학교 4년 선배였던 실존 인물 천영초와 함께한 추억을 하나씩 풀어간다. 박정희 유신 선포, 긴급조치 발동, 동일방직 노조 똥물 사건, 박정희 암살,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항쟁 등 천영초 선배와 함께 한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자연스레 조명한다. 그리고 결코 원하지 않았던 선배의 안타까운 결말도 짚어낸다. 소설보다 더 극적인 내용 덕분인지, 영화로 제작하자는 구체적 제안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비롯해 다양한 언론 매체에서도 비중 있게 조명하는 등 《영초언니》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촛불혁명’과 정권교체를 거치면서 달라진 시대 상황과 맞물려 있다. 비록 작은 목소리지만 하나로 모은다면 정치권력을 교체할 수 있다는 걸 시민들이 몸소 확인하면서, 앞서서 싸웠던 이들에 대한 관심이 동시에 높아진 셈이다. 올해가 6월 민주 항쟁 30주년이어서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고도 볼 수 있다.

저자 역시 <제주의소리>와 나눈 대화에서 인기 요인에 대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촛불시위의 학습효과라고나 할까? 올바른 정치, 그리고 나의 참여가 얼마나 세상을 바꾸거나 퇴행시킬 수 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다. 그러면서 지난 정치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미 널리 알려졌지만 서 이사장은 천영초와 자신의 이야기를 ‘언젠가는 쓰리라’ 마음먹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집권을 비롯한 여러 가지 상황에 쉽게 펜을 들지 못했다. 그러던 중 최순실 씨가 특검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외친 ‘민주주의’라는 말에 충격을 받고 본격적으로 집필을 시작했다.

서 이사장은 “나이·성별 같은 각자 상황에 따라 이 책은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실제로 다양한 독후감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나와 비슷한 세대는 ‘자책’, ‘미안함’, ‘애잔함’이 담긴 기억이고, 요즘 세대는 지금 이만큼 누리는 민주화를 가능하게 만든 선배 세대에 감사한다고 한다”며 “더 어린 친구들 중에는 ‘내가 처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두려움을 떨치고 용기를 내야겠다고 결심했다’는 독후감을 보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영초언니》를 읽는 독자 분들이 각자 자기 느낌대로 받아들이고 자기 삶을 조금이라도 되돌아보며 ‘용기’를 낸다면 글쓴이로서 더는 바랄 것이 없다”고 당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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