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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내 영화관 5곳 모두 '상영 반대'한 멀티플렉스...“옛 코리아극장이었으면 가능할 지도”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등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의 최신작 <옥자>가 29일 전국 개봉을 앞둔 가운데, 제주에서는 만나볼 수 없을 전망이다. 메가박스, CGV, 롯데시네마 같은 멀티플렉스 회사들이 <옥자> 상영을 거부했는데, 제주에는 멀티플렉스 상영관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배급사 NEW는 21일까지 확정한 <옥자> 상영관은 전국 79개 극장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기업형 대형 극장(멀티플렉스)이 빠져있다. 이유는 <옥자>가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넷플릭스(Netflix)에서도 개봉하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극장에서 동시 공개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멀티플렉스 회사는 <옥자>를 상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넷플릭스는 이 작품에 50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서 전국에 있는 일반 극장 중심으로 상영 일정이 속속 잡히고 있지만, 제주에서는 소식을 들을 수 없다. 도내 영화관 모두 멀티플렉스 브랜드를 빌린 영화관이기 때문이다. 제주시의 경우 메가박스 제주점, 메가박스 아라점, 제주CGV, 롯데시네마 제주점 네 곳이 운영 중이고, 서귀포시는 롯데시네마 서귀포점이 있다. 다섯 개 영화관 관계자 모두 “확정된 것이 없다”, “본사 방침으로 어려워보인다”며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제주영상위원회가 운영하는 제주영화문화예술센터를 고려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마찬가지다. 제주영화문화예술센터가 올해 4월부터 메가박스 제주점 7관으로 옮기면서, ‘옥자 반대’를 천명한 메가박스 본사 입장과 충돌한다.

방법을 찾는다면 아예 없진 않다. 한라아트홀이 영화진흥위원회가 규정하는 비상설영화상영관으로 등록돼 있어, 원론적으로 상영은 가능해 보인다. 다만, 비용 문제를 비롯해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가정이지만, 제주영화문화예술센터가 옛 코리아극장에 남아있었다면 상황은 달랐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멀티플렉스가 아니기에 가장 큰 제약에 얽매이지 않는다. 제주영상위원회 관계자 역시 “코리아극장이었다면 추진해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시의 경우, 시 재정으로 운영하는 (재)영화의전당에서 <옥자>를 상영한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용관 목적으로 지어진 (재)영화의전당 상영관은 3개관에서 상업·비상업 영화를 매일 상영한다. 국내 지자체가 보유한 영화관 시설은 부산을 제외하면 없다시피 하지만, 얼마전까지 자체 극장을 가지고 있던 제주의 경우 다소 아쉬움이 남게 됐다.

결국 <옥자>를 원하는 제주도 영화팬들은 넷플릭스 서비스( www.netflix.com/kr )에 가입해 온라인상에서 보거나, 다른 지역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옥자>는 커다란 돼지 ‘옥자’를 둘러싸고 옥자와 10년간 함께 자란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와 글로벌 기업, 비밀 동물 보호단체 간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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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자> 전국 상영관 명단. 제공=NEW.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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