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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대학교 생활게시판 갈무리.

중고 거래 등 악용사례 빈번 '고육지책', 자유게시판은 유지...애용자들 "아쉽다"

제주 최대 생활정보 창구로 꼽혔던 제주대학교 생활게시판이 폐쇄된다. 

제주대는 '홈페이지 개편'을 이유로 오는 3월1일자로 생활게시판을 폐쇄한다고 최근 공고했다. 지난 1999년 개설 이후 18년 만이다. 

제주대 생활게시판은 구인·구직은 물론 중고 거래, 분실·습득물 공유, 거주지 임대 등 다양한 생활정보 공유 창구로 애용됐다. 

하루 게시물이 수백개에 이르고, 몇몇 게시물은 수만명이 읽기도 한다. 

실제 28일 0시부터 낮 12시까지 '팝니다'란에 등록된 게시물만 100개가 넘었다. '삽니다', 구인, 구직, 분실물, 습득물, 하우스넷 게시판까지 합치면 하루 최대 1000개 이상의 게시물이 올라온다. 

제주대 학생 뿐만 아니라 일반 도민들도 생활게시판을 자주 찾는다. 오히려 도민 이용이 훨씬 많다고 보면 된다.  

몇몇 사업자가 자체 생활정보 페이지를 만들어 제주대 생활게시판 '아성'에 도전했지만 성공한 사례가 사실상 없을 정도였다. 

이같은 인기 탓인지 악용 사례도 더러 있었다. 

구인·구직 게시판에 유흥주점 구인·구직 게시물이 등록되고, 중고거래 장터에서 돈만 받고 물품을 건네지 않는 등 범죄로 이어지기도 했다. 

제주대는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아이핀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 '1일 1인 1개' 로 게시물 등록 횟수를 제한했지만, 지인의 이름을 빌려 하루에 여러개의 게시물을 올리는 경우도 빈번했다. 

또 유흥주점 등의 게시물 등록을 제한했지만, 이용자들이 게시물에 유흥 관련 단어는 쏙 빼고 단순히 ‘서빙’이라고 표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법망(?)을 피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용자들 스스로도 다른 업종에 비해 월급이나 시급이 많은 서빙 아르바이트 게시물을 '유흥주점 직원 채용'으로 인식하는게 현실이었다. 

제주대 측은 중고차, 중고물품 거래에 따른 피해 등 게시판 악용 사례가 많아 홈페이지를 폐쇄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대 관계자는 “악용되는 사례가 많아 민원이 잦았다. 유흥주점 등 학생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게시물도 많았다. 다만, 소통창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자유게시판은 유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제주대 생활게시판을 자주 찾았다는 문모(29)씨는 “사실상 제주 최대 생활정보 창구가 사라지는 셈이다. 폐쇄된 이후 어떤 곳에서 생활정보를 공유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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