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주착한여행, 공정여행 기획가 심화과정 개강...아이엠피터 "진짜 제주 알게 하자"

기존 관광의 여러 부작용을 탈피하기 위해 탄생한 공정여행. 소수의 인원만 즐기는 ‘그들만의 여행’이 아닌 관광문화 전반을 변화시키는 큰 흐름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주)제주착한여행(대표 허순영)과 <제주의소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공정여행 기획가(Fair Travel Planner) 양성 심화과정이 26일 제주벤처마루 10층 강의실에서 개강했다. 올해 12월까지 총 8강으로 진행되는 심화과정은 앞서 (주)제주착한여행이 올해 상반기에 선보인 기초과정의 후속 일정이다. 한 단계 깊이 들어가는 만큼 심화과정에서는 수강생이 직접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계획해보며 전문성을 높이는 목표를 가진다.
IMG_3668.JPG
▲ 공정여행 기획가(Fair Travel Planner) 양성 심화 과정 첫 번째 강의가 26일 열렸다. ⓒ제주의소리

시작을 연 강사는 시사전문블로거 아이엠피터다. 제주에 이주한지 6년째인 그는 제주의 현재 모습을 여러 가지 통계와 사례를 근거해 설명하면서, 지금 제주에서 필요한 공정여행은 어떤 모습인지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아이엠피터는 "2016년 제주는 넘쳐나는 관광객으로 쓰레기, 교통, 집값, 공동체 파괴 등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공간"이라고 바라봤다.

2010년 750만명이었던 입도 관광객은 2015년 1300만명으로 늘어났으며, 그 배경에는 저가항공의 보급과 언론 매체의 홍보 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1300만명 가운데 내국인은 1100만명, 외국인은 200만명으로 여전히 단체관광은 만만치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아이템피터는 “기하급수적으로 관광객이 늘어나지만 관광수입 통계는 명확하게 집계되지 않는다. 2010년 3조3800억원에서 2013년 6억원으로 늘어났다고 제주도청은 파악하지만 이 역시 정확하지 않다”며 “제주관광의 큰 문제 중 하나는 정확하지 않은 통계와 정보다.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당시 기대효과가 수십조원이었는데 과연 검증이 된 수치였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행기획은 1번부터 100번까지 꼼꼼하게 기획해도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진다고 한다. 내국인 관광객 1100만명 가운데 공정여행을 원하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어떤 유형의 공정여행을 원하는지 정보와 통계가 기획가를 꿈꾸는 여러분들에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IMG_3663.JPG
▲ 제주에 거주하는 시사전문블로거 아이템피터. ⓒ제주의소리

특히 “공정여행이 좋은 건 알아도, 그것을 실제로 할 만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대표적으로 렌터카, 자전거, 전기자동차 등 열악한 제주교통 인프라를 들 수 있겠다”며 “결국 우리들이 제주도에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공정여행은 좋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끝이 아니라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해,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도록 고민하면서 시스템을 바꾸려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공정여행만 좋고 나머지는 나쁘다’는 식의 단정 짓는 자세는 거부감을 불러올 수 있으니, 변화와 관행의 경계선을 효율적으로 정하는 고민이 필요하다며 “고민이 힘들기에 이런 과정을 배우는 것 아니겠냐”고 제주착한여행의 시도를 높이 평가했다.

아이템피터는 무료 감귤 따기 체험을 운영하며 자연스럽게 판매까지 이어진 경험, 현재 SNS 플랫폼을 9개나 운영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중에게 노출하는 노하우,  마을회관 같은 동네 공공시설을 숙박 시스템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 자신의 사례와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그는 제주에서 공정여행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바라는 점을 몇 가지로 정리했는데 ▲각 마을마다 무엇이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주민과 관광객을 연걸·조정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이 필요하다. ▲현재 제주여행이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자. ▲여행의 참맛, 기본을 일깨워주자. ▲노인, 장애인 등과 같은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도 계획해보자 등을 꼽았다.

이어 “공정여행을 체험한 이들이 ‘제주, 제주사람은 이렇구나’라고 느꼈으면 좋겠다. 그래서 여러 가지 제주 이야기를 주변에 나누고 다시 제주를 찾는 긍정적인 순환이 일어나길 바란다. 제주도청 게시판을 가득 채우는 부정적인 의견 대신 ‘다시 제주에 오고 싶다. 제주여행 재미있었다’고 반응하는 여행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26일 오리엔테이션으로 시작한 공정여행 기획가 양성 심화과정은 12월 7일까지 진행된다. 이론과 현장 실습을 병행한다. 

문의: (주)제주착한여행 064-782-5152, jejugoodtravel@gmail.com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