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jpg
▲ 올해초 불의의 교통사고가 난후 인체조직을 기증해 27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하고 천사가 된 제주출신 故 김유나 양의 생전 모습.
2013년 故김 할머니 제주 첫 인체조직 기증...올해까지 2461명 기증 ‘전국평균엔 못 미쳐’

“유나가 제대로 부활하는 삶을 실천하는 것 같다. 너의 장기로 새 삶을 살아가는 누군가 있고 유나가 어디선가 숨 쉬고 있을 수 있어서 엄마 아빠는 후회 안 한다... 유나야 사랑해∼”

올해 초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전세계 27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천사가 된 제주출신 故 김유나(18)양의 부모님이 딸을 위해 쓴 손 편지의 일부 내용이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김양은 1월21일 오후 1시쯤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시에서 트라이시티 크리스천 아카데미(TCA) 학교에 등교하던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당시 부모님은 ‘하느님의 도우미로 살고 싶다’는 딸의 뜻을 존중해 장기와 인체조직 기증을 결정했다. 장기는 어린아이의 심장을 뛰게 했고 피부는 20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했다.

인체조직기증은 사후에 피부와 뼈, 연골, 인대, 혈관, 심장판 등을 기증하는 생명나눔 활동이다. 조직형이 일치해야 하는 장기이식과 달리 인체조직은 누구에게나 이식할 수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 인체조직 기증자가 워낙 적어 7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15년말 기준 인체조직 기증 서약자는 30만명으로 장기기증 서약자 121만명의 1/4수준에 머물고 있다.

제주에서는 2013년 6월 교통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김모(당시 71세) 할머니가 처음으로 인체조직을 기증했다. 김 할머니는 생전에 가족들에게 장기와 조직기증 의사를 밝혀왔다.

이후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2명씩 4명이 자신들의 장기와 인체조직으로 새로운 생명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올해는 아직까지 단 한건의 인체조직 기증도 성사되지 못했다.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에 따르면 2015년말까지 제주에서 인체조직 기증 희망서약자는 2245명이다. 올해에도 9월말까지 216명이 추가로 인체기증을 약속했다.

제주도 전체인구 대비 서약률은 0.35%, 전국희망서약자수와 비교해서는 0.74%에 머물고 있다. 인구 1만명당 서약자수도 36명으로 전국 평균 59명을 크게 밑돌고 있다.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는 “제주지역 인체조직 기증에 대한 인지도는 전무한 실정”이라며 “의식전환을 통해 제주가 생명나눔의 도시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