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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는 최근 제주도 문예회관 사거리에서 제주일중 사거리로 이어지는 도로에 심어진 워싱턴야자 나무 20여 그루를 잘라냈다. ⓒ제주의소리
신대로 담팔수 고사원인 불명확, ‘기후변화 영향’ 결론...야자나무도 고사 ‘20여그루 제거’

<제주의소리>가 8월16일 보도한 <故박정희 신제주 건설때 심은 담팔수 고사 '미스터리'> 기사와 관련해 제주시가 고사 원인을 기후변화로 잠정 결론 내렸다.

최근에는 담팔수에 이어 제주시내 한복판에 심어진 열대식물 워싱턴야자까지 줄줄이 고사돼 잘려나가면서 가로수 수종 선택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28일 제주시에 따르면 제주시 연동 신대로 구간 담팔수 고사와 관련해 시료를 채취해 국립산림과학원에 검사를 의뢰했지만, 잔류농약 등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제주시는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조사에서도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춰 추위에 약한 담팔수가 기후변화로 생육이 악화돼 고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담팔수는 지난 2012년 서귀포시에서 첫 고사현상이 관찰된 이후 제주시로 확대돼 연삼로와 용문로, 용해로, 거로 등에서 4년간 최대 100여 그루의 가로수가 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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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는 최근 제주도 문예회관 사거리에서 제주일중 사거리로 이어지는 도로에 심어진 워싱턴야자 나무 20여 그루를 잘라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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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는 최근 제주도 문예회관 사거리에서 제주일중 사거리로 이어지는 도로에 심어진 워싱턴야자 나무 20여 그루를 잘라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관계자는 “국립산림과학원 검사 결과 누군가가 일부러 고사시킨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한파 등 기후적인 변화에 따른 고사 외에는 뚜렷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담팔수에 이어 최근에는 제주도 문예회관 사거리에서 제주일중 사거리로 이어지는 구간에 심어진 워싱턴야자의 생육이 나빠져 최근 20여 그루가 잘려나갔다.

해당 구역에 심어진 워싱턴야자는 도시계획도로 건설이 이뤄지던 1993년 뿌리를 내렸다. 지난 23년간 갖은 태풍을 이겨내며 10m 이상 자랐지만 고사는 막을 수 없었다.

제주시는 올해 초 기록적인 한파와 32년만의 폭설이 제주를 덮치면서 열대수종인 워싱턴야자의 이파리가 누렇게 변하는 등 생육이 크게 저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서귀포시에서도 가로수로 심어진 워싱턴야자 상당수의 생육이 저하됐다. 이후 대대적인 가지치기 작업과 여름철 고온 현상의 영향으로 대부분 생육 상태가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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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가 지난 8월18일 제주시 연동 신대로에서 고사한 담팔수 나무를 제거하는 모습. 신대로 담팔수는 1977년부터 진행된 신제주 건설 당시 심어졌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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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가 지난 8월18일 제주시 연동 신대로에서 고사한 담팔수 나무를 제거하는 모습. 신대로 담팔수는 1977년부터 진행된 신제주 건설 당시 심어졌다. ⓒ제주의소리
현재 제주시에 심어진 가로수는 242개 노선에 3만9257그루 상당이다. 수종도 30여종에 이른다. 후박나무가 5733그루로 가장 많고, 담팔수는 2804그루, 워싱턴야자는 1325그루다.

제주시는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가로수 수종 선택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 워싱턴야자의 경우 이국적인 느낌을 주지만 해마다 가지치기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나무가 자라면서 전신주와 가로등, 간판, 교통시설물 등을 가려 민원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민원이 제기돼 나무를 자르면 미관상 문제는 물론 예산낭비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최근 제주시는 제주에 자생하는 먼나무를 대체 가로수로 식재하고 있다. 먼나무는 크기가 작아 민원이 적고 5~6월에 꽃을 피워 관광객들의 선호도 높은 편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따라 가로수 수종도 점차 달라질 것”이라며 “가로수 식재과정에서 지역주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제주에 맞는 수종을 선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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