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남주공연립 피해대책위, 9월1일 시청서 집회 “교통 심의 다시 해야”...市 “대화로 해결”

▲ 30일 오후 제주 도남주공연립주택 재건축 공사 현장. 본격적인 착공을 앞두고 있다. ⓒ 제주의소리

제주지역 재건축 1호인 제주시 도남주공연립주택 재건축 사업을 두고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새로운 교통 관련 대책 없이 건설이 진행되면 일대가 ‘교통지옥’이 될 거라는 주장이다.

도남주공연립주택 인근 200여 가구 주민들로 구성된 주민피해대책위원회는 오는 9월1일 제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작년 4월 진행된 건축·교통 통합심의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재심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잖아도 주변 도로폭이 좁고 인근 대도로와 연결되는 통로가 부족한 상황에서 별다른 교통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주장의 핵심이다.

이대로 426세대가 들어서게 되면 출퇴근 시간대 이 일대 교통 정체는 심각해질거라는 게 이들의 얘기다. 기존 도남주공연립은 상가를 포함해 189세대가 입주해있었다.

또 한가지는 인근 불법주차단속 CCTV 설치.

작년 4월 건축·교통 통합심의 당시 부지 인근 4곳에 불법주차단속 CCTV를 설치한다는 내용이 반영됐고, 사업자 측은 이 심의사항을 반영할 때 의견수렴과 관련 기관 협의를 통해 설치 또는 변경해야 한다는 내용이 통과됐다.

주민들은 이것이 도남주공연립 거주자들을 위해 주변 주민들에게 주차난과 교통난의 책임을 떠넘기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인근 주민들은 부지 인근 도로폭이 비교적 넓어 도로 외곽에 주차를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원천 차단되면 인근 주민들은 사실상 주차할 곳을 찾을 수 없다는 우려다.

▲ 30일 오후 제주 도남주공연립주택 재건축 공사 현장. 본격적인 착공을 앞두고 있다.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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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도남주공연립주택 자리에 들어설 한진중공업 '해모로' 조감도. ⓒ 제주의소리DB

오문규 주민피해대책위원장은 “단순히 당장 도로를 새로 빼달라거나, 주차타워를 세워달라거나, 도로폭을 넓히라는 차원의 요구를 하는 게 아니라 심각한 교통혼잡이 예상됨에도 건축·교통 통합심의에서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한 대안이 나오지 않았다는 게 핵심”이라며 “이대로 사업이 추진된다면 주차공간 부족, 진출입 혼란 등으로 인근 주민들 뿐 아니라 새로 도남주공연립에 입주하는 세대들도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심의를 통해 현재 도남 일대의 교통상황에 대한 합리적이고 종합적인 분석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특히, 담당 심의위원들과 공무원들은 현장을 방문한 적도 없고 제대로 된 주민의견수렴도 없었다. ‘대화하겠다, 소통하겠다’ 하면서도 정작 피해가 예상되는 주민들의 얘기는 들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피해대책위는 오는 1일 오전 10시 제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앞으로 재심의를 촉구하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러나 재심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 현행 도시교통정비촉진법은 재심의를 요청해 변경승인을 받는 주체를 사업자 당사자로 규정하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도남주공연립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측은 재심의에 대해 부정적이다.

조합 관계자는 “한 번 결정이 되어서 진행되는 사안이고, (재심의를 할 경우) 행정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그러면서 “내부에서 5인으로 현안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인근 주민들의 민원에 대비하고 있다”며 “반대대책위도 이웃인 만큼 이들과 순조롭게 갈등이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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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오후 제주 도남주공연립주택 인근 골목. 교통관련 재심의를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 제주의소리

제주시 관계자는 현장 방문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통행불편이나 분진 시설 미흡 등 현장점검이 필요한 상황이 아닌 시점에서 현장을 굳이 방문할 이유가 없다”며 “저희 나름대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반대대책위는 지난 달 말과 이달 중순 두 차례 고경실 시장과 면담을 가졌다. 제주시는 이것이 소통의 의지라고 밝히고 있지만, 피해대책위는 조합과 제주시가 한 자리에 모이는 논의 테이블을 요구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어쨌든 이 사안은 피해대책위와 조합, 즉 당사자 간 대화를 통해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중순 철거가 마무리되고, 지난 26일 첫삽을 뜬 도남주공연립은 한진중공업의 ‘해모로’라는 브랜드아파트로 재탄생된다. 426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지상 10층, 지하 2층 규모의 아파트 10개동과 경로당, 어린이집 등 복리시설이 신축될 예정이다. 공급면적은 78.41㎡에서 148.71㎡까지 12개 타입으로 구성된다. 총공사비는 1100억여원이다.

새로 들어설 총 426세대 중 183세대가 조합원들에게 분양됐고, 일반 분양 물량은 239세대다. 나머지 4세대는 향후 사업비 변동 등을 감안해 보류지로 둘 계획이다.

당초 7월중 분양 예정이었지만 주민들의 민원 제기, 감리 선정 등의 절차가 늦어져 오는 9월말 일반분양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조합 측은 적정 분양가 산정을 위한 별도 용역을 진행중이며, 9월초쯤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3.3㎡ 당 1400만원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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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도남주공연립주택 재건축 배치도. ⓒ 제주의소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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