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 실현위해 지역 언론 거듭나야"...지역언론 토론회서

'연대와 실천'을 걸고 제주지역 언론 노동자들이 단결했다.
제주언론노동자협의회는 지난 18일 '자기반성'을 토대로 언론의 모습이 "정치와 영합하거나 정치의 시녀로 전락해 가고, 언론소유주의 자사 이기주의가 만연해지는 상황에서 들풀처럼 끈질기게 일어나 독자와 시청자들을 진정 주인으로 세워나가는 언론, 노동자 농민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는 언론을 지향하겠다"며 나섰다.

제주언노협은 이날 제주지역 언론노동자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언론인의 사명을 천명하며 공식 출범했다.

이날 출범식에서는 신학림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한 전국언론노조 관계자들이 참석해 이들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었다.

문예공연에 이어 경과보고, 대회사, 연대사, 출범선언문 낭독 순으로 진행된 출범식과 함께 제주언노협 회원들 간 결의대회를 갖고 언론노동자들의 단합을 다졌다.

제주언노협은 출범식에 맞물려 회원들과 네티즌들을 위한 소통공간인 카페(cafe.daum.net/jejumediaworkers) 운영을 시작했으며 현재 CBS제주방송 노동조합,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제주지부, MBC본부 제주지부, 제민일보지부가 참여하고 있다.

또한 이날 5시부터는 제주 언노협 출범을 기념해 전국언론노동조합 주최로 ‘지역언론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는 '위기의 지역언론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고영철(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가 ‘제주지역 현황과 위기대처방안’, 김순기(전국언론노조 경인일보지부)위원장이 ‘바람직한 지역언론발전지원법안 모색’을 주제로 각각 발표에 나섰다.

또 김진호 (제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윤정웅(제민일보)편집부국장, 우희창(대전·충남 민언련)사무총장, 이재홍(제주개혁포럼 운영위원, 제주의 소리 데스크), 최정암(매일신문) 기자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고영철 교수는 "제주에서 3개 일간지와 4개 주간지가 발행돼 신문시장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경품 제공, 무가지 살포 등 중앙지의 불공정거래행위와 중앙지 점유율이 과다하다"며 "이로 인해 경영난이 더욱 악화되고 저널리즘의 기능이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영철 교수는 이 같은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경영합리화, 구독자수확장 등과 함께 세계화 시대에 맞는 지면혁신, 지방정치면의 신설, 문화면·사람들 동정난의 특화, 1가구1개 지역신문 보기 운동, 신문 공동 배달제 도입, 정부차원서의 '지역신문 발전지원법(가칭) 제정"등을 꼽았다.

김순기 경인일보지부 위원장은 "한나라당과 통합신당 등이 각각 지방언론지원에 관한 특별법안과 '지역신문발전지원법안'을 내놨다"며 "이는 지방분권개혁, 지방균형 발전,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순기 위원장은 "두 법안의 통과를 위해서는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이다"며 특히 "한나라당 법안은 지역주간지는 지원대상에서 제외했고,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구성도 지방신문사협의회라는 있지도 않은 단체와 한국신문협회라는 중앙지 일색의 단체를 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하는 무리한 법안을 내놨다"고 말했다.

김순기 위원장은 또 "각 법안은 지역신문 난립, 소유구조 혁신, 중앙 족벌언론의 지역 침탈 등' 지역 신문의 현실과 문제점을 해결하는 법안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각 토론자들에 토론에서 윤정웅 제민일보 편집부국장은 "자발적인 언론통폐합을 통한 경영 혁신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지금있는 정간법 등 언론 법안의 개정만으로도 지역 언론 혁신에 도움이 된다"며 "언론법안들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진통이 따르고 지원 대상에 있어서도 난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우회창 대전, 충남 민언련 사무총장은 "지역 언론은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며 "지방 분권의 실현을 위해서 라도 지역언론 개혁을 전제한 언론이 살아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호 제주대 정외과 교수는 "민주적인 지방분권 실현이 절실하지만 추진 과정이나 실현 내용에 대한 언론 견제와 비판이 전무하다"며 "국제면 대기자 제도 신설, 성(性)적 표현의 광고 지양, 현장 보도, 선거 보도 중립 등 언론사들이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정암 매일신문 기자는 유럽의 사례를 들어 "분권이 발달한 프랑스, 독일은 논조에 따라 신문 보도가 이뤄지고 지역 신문이 강세가 여실하다"며 "조중동 등 특정 신문이 전체 신문 시장을 과점하는 한국 신문 시장을 기형적으로 본다"고 질타했다.

이와 함께 최정암 기자는 "지역에서는 그 지역 신문이 여론을 주도해야 지방 분권의 실현에도 도움된다"고 말했다.

이재홍 제주개혁포럼 운영위원은 "지방 분권을 위해서 지역 언론이 관언, 정언 유착을 버려, 공정 보도해야하고 중앙일간지 따라올 수 있을 정도로 지방지로서의 자기 색깔을 분명히 하는 지역밀착형 신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재홍 운영위원은 "현재 국회에 의원발의돼 있는 지역신문지원법안이 지방신문 지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분명하나, 과연 이 법안이 건강한 언론으로 거듭나게 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며 "이 법안이 지원의 주체인 국민과 독자들의 입장이 아닌 철저히 언론사와 언론종사자 입장에서 마련된 법안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이 호응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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